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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와 영어의 바다에 흠뻑 빠지다.... Immersion at K.I.S.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7-01-25 13: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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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59호, 1월26일]             ..
[제159호, 1월26일]

                                                           글 : K.I.S. 한국어 과정 초등 1학년 이한결의 엄마 박경덕


  처음에 남편을 따라 홍콩에 왔을 때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두 딸의 영어 교육 문제였다.  사실 홍콩에 오기 전 한국의 많은 지인들은 무조건 영어 과정에 두 딸을 넣어야 한다고 주저 없이 조언해주셨다. 우리 부부도 그러한 조언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홍콩에 도착하여 처음 사귄 몇몇 교포 분들은 매우 색다른 의견을 주셨는데 그것은 한국어 교육이 바탕이 되지 않은 영어 교육에 문제점이 많다는 것이었다.

  학교에서 전적으로 영어로만 수업을 하거나, 국어 수업은 조금 하고 주로 영어 학습에만 치중하게 되면 영어 실력은 급속하게 늘지 모르지만, 우리말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여 쉽게 우리말을 잊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영어의 바다에만 빠진 아이들은 집에서 부모와 대화할 때는 그리 큰 문제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집에서 쓸 만한 단어의 범위를 벗어나면 완전한 문맹이 된다는 것인데, 나도 한 번 이러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한 번은 집에 딸의 친구가 놀러 왔는데 그 아이는 우리말을 매우 잘 하는 영어 과정(다른 국제학교) 학생이었다.  냉장고 문에 부착된 학교 관련 소식지에 '입학식'이라는 단어를 보더니 대뜸 하는 말이 "아줌마, '입학식'이 뭐예요?"하는 것이었다.

  나는 남편과 함께 고민한 후, 두 딸을 KIS 한국어 과정 유아부와 초등 1학년에 입학시켰다.  이 과정은 한 교실에 한국어 교사와 영어 원어민 교사가 상주하여 우리말과 영어의 이중 언어 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커리큘럼인데, 이른바 이머전(Immersion)교육이다.

  우리 두 딸은 각각 한 교실에서 우리말 바다와 영어의 바다에 빠져 이중 언어를 같이 학습하기 시작하였다.  한 교실에서 두 언어의 자연스러운 자극과 도전은 다행히도 우리 부부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주기에 충분하였다.  특히 첫째 아이인 한결이의 진보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처음 입학한 3월에는 간단한 영어도 모르는 상태라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한 4개월 쯤 지나서부터 급격히 영어 사용 빈도가 증가하더니 급기야 TV에서 흘러나오는 몇몇 영어 단어들을 우리 부부보다 먼저 알아듣기 시작하였다.  그 때 남편은 솔직한 심정으로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고백했다.  한국에서 그 많은 시간과 돈을 영어 공부에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막 이머전(Immersion)교육을 받기 시작한 Beginner에게 밀리기 시작한 것이 다소 의외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기분 좋은 현실 인식이었다.  이후로 한결이는 우리 부부보다 더 나은 발음과 감각으로 더욱 자연스러운 영어를 구사하기 시작하였다.  물론 초등 1학년생에게 요구되는 우리말 실력은 그대로 유지한 채 말이다.

  이제 10개월가량 지났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시작했던 첫 아이의 이중 언어 교육 과정은 나와 남편에게 기대 이상의 열매를 가져다주었다.  한 번도 사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결이가 우리말 표현 능력과 함께 영어를 즐겁게 구사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의 체계적인 이머전 프로그램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성실하게 임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특히, 한국어 단계별, 수준별 독서 기록 프로그램과 영어 Reading A-Z 프로그램을 통해서 다양한 책을 읽고 표현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우리말 교육이 바탕이 된 이중 언어 사용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신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한결이는 우리말과 영어의 양쪽 바다를 더욱 자유롭게 헤엄쳐 나갈 것이다.  한 쪽 바다만 헤엄쳐 경험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풍성하게 언어적, 정서적, 문화적 체험을 하고 있는 우리 두 딸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삶과 앎의 지평이 양적으로 질적으로 더욱 확장되어가는 것을 부모의 입장에서 확인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 부부의 선택은 어느 커피 회사의 광고처럼 "탁월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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