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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차이나 드림] 3. 새 활로를 뚫어라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7-02-15 16: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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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62호, 2월16일]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한성엘컴텍은 1994년 세운 톈진(天津) 둥리(東麗) 개발구의 공장을 허베이(河北)성 창..
[제162호, 2월16일]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한성엘컴텍은 1994년 세운 톈진(天津) 둥리(東麗) 개발구의 공장을 허베이(河北)성 창저우(滄州)시의 위성도시인 런추(任丘)시로 옮겼다.  한성엘컴텍이 자동차로 2시간 거리의 내륙지방으로 공장을 옮긴 것은 근로자 월급이 톈진의 3분의 1에 불과한데다, 인력도 구하기 수월했기 때문이다.  공장 토지 분양가도 ㎡당 80위안으로 톈진의 분양가에 비해 5분의 1 수준이다.

  외국 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해 런추시 당서기와 시장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새로운 공장 부지를 물색하던 회사 경영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내륙지방으로 가면 수송 등 물류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항구인 톈진에서 2시간 거리여서 이 정도는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고 회사측은 판단했다.

  기존 공장은 톈진 공항이 가까운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첨단 제품 생산 기지로 바꾸었다.  한성엘컴텍은 올해 전반적인 경영 환경은 악화했지만 원가절감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매출 목표를 300억원으로 높여잡았다.  지난해 매출은 250억원이었다.  한삼수 한성엘컴텍 사장(49)은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원가절감 노력이 필요하다"며 "첨단 제품이 아닌 일반적인 제조업 공장을 톈진 등 대도시 주변에서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영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 배수진을 치고 승부수를 던지는 중소기업들도 적지 않다.  이들 기업은 끊임없는 현지화 노력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한국의 본사에서 연구·개발(R&D)이나 디자인, 품질 개발을 꾸준히 하면서 다른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하기도 한다.

  2000년 중국에서 창업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ait'. 사무실에 들어서면 직원 70여명이 바쁘게 움직이지만 전원이 현지 중국인 직원들이다.  이 회사에서 유일한 한국인인 유기선 사장(43)은 현지화를 통해 중국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를 꿈꾸고 있다.

  ait는 2005년 개발을 마친 인사 관련 소프트웨어인 '이 매니저(e-manager)'가 최근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1700만위안(약 2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2500만위안으로 목표치를 늘려 잡았다.  최근에는 중국을 대표하는 PC 제조업체인 롄상(聯想)의 홈페이지 제작도 맡았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대기업의 70%에 전산 프로그램을 공급한 실력을 롄상이 높이 샀기 때문이라고 유사장은 설명했다.

기업들이 원가절감에 부심하고 있는 것도 ait에는 기회다.  지역이 넓은 중국 특성을 감안해 기업자원관리(ERP)와 같이 값이 비싸고 운용이 부담스러운 통합 전산 프로그램 대신 인사, 재무, 판매 등의 프로그램을 낱개로 쪼개 경제적인 가격에 팔고 있는 마케팅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의 양식기 제조업체인 화성 스테인레스는 참신한 디자인을 갖춘 신제품 개발로 중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신제품을 냈다하면 곧 짝퉁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중국 시장의 현실"이라며   "남보다 한발 앞서 나가 품질 개발에 노력하는 것밖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오토바이 보호장구 제조업체인 YHC는 품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금형 제작은 한국에서 하고, 칭다오에서는 임가공만 한다. 끊임없이 경쟁력 향상에 신경을 쓴 덕분에 지난해 수출 실적은 4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올해는 5000만달러로 높여 잡았다.

  최고 경영자의 역할도 성공의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칭다오 남해화학 이철수 사장(50)은 인력 확보를 위해 고교 수준의 실업학교인 직업학교에 눈을 돌렸다.  이 회사는 칭다오 위성도시인 자오저우(膠州)시에 있는 한 직업학교와 산학 협동을 10여년째 하고 있다. 남해화학은 직업학교에 생산설비를 갖춰주고 학생들의 실습장으로 활용하게 하는 한편 우수 졸업생은 회사가 취업을 보장하고 있다.  칭다오의 우리 중소기업들이 노동 강도는 높지만 임금은 상대적으로 박하다는 인식 때문에 중국 근로자들이 기피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직업학교와의 산학 협동이 하나의 해결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단순 임가공 대신 중국 내수 시장을 겨냥하는 기업도 있다.  '스타 농구공'으로 유명한 칭다오의 신신 체육용품은 내수에 주력해 짭짤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에서 사업 기반을 굳히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은 "무작정 중국 내륙지방이나 제3국으로 진출을 해서는 곤란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내륙지방으로 간다 해도 인력 대부분이 도시로 나가 일손 구하기가 힘들고, 제3국으로 진출한다 해도 원부자재는 중국에서 다시 들여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칭다오 한국상회의 한 간부는 "중국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은 중국 시장을 떠나지 않겠다는 배수진을 치고 사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경향신문, 베이징|홍인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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