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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나르시시즘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7-03-12 16: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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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적] 나르시시즘 [경향신문   2007-03-11 18:07:29]  ..
[여적] 나르시시즘




















class=edit id=font>어느 통신회사 광고는 “나는 천상 두목이다”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텅 빈
사무실 창너머로 날아가는 철새를 바라보며 마치 자신이 새를 이끌고 있다는 ‘착각’을 당당하게 드러낸다. 이상과 현실이 뒤엉켜 있다. “나는 나를
좋아한다”로 끝맺는 이 광고를 관통하는 것은 자아도취다. 촌철살인의 해학으로 미국식 코미디의 정수를 드러내는 우디 앨런이 최근작 ‘스쿠프’에서
“나는 유대인이었는데 최근에 나르시시즘으로 개종했다”고 풍자한 그 ‘나르시시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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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즘이 유행인 모양이다. 미국 대학생들도 나르시시즘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한다.
미 샌디에이고대 장 트웬지 교수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나르시스 인성조사(NPI)’ 결과 2006년의 자아도취 정도가 1982년에 비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트웬지 교수는 자아도취에 빠지면 비판에 공격적으로 반응하며 남을 돕기보다 자기발전을 좋아하게
된다며 “요즘 아이들이 충분히 자기중심적인 만큼 ‘너는 특별해’라며 북돋아 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리스 신화에서 뛰쳐나온 나르시시즘은 자만과 파괴를 상징한다. 현대의 정신분석학자들에 의해 나르시시즘으로 부활한 나르시스는 신들의 저주를
받아 물에 비친 자기만 쳐다보다 결국 굶어 죽은 비극의 주인공이다. 나르시스가 죽은 자리에 피어난 꽃이 아편꽃(narcotic flower)
즉, 양귀비다. 자신을 가지고 싶어하는 애통함으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중독성, 남이 인정해주지 않는 ‘내가 최고’를 스스로 보호하려는
집착이 나르시시즘의 뼈대다.

춘추전국시대 묵자(墨子)는 ‘물(거울)에 자신을 비추지 말고, 사람에 비춰보라(不鏡於水, 鏡於人)’고 했다. 겉모습에 현혹되지 말고 같이
살아가는 사람과의 관계를 거울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묵자의 천리안에는 나르시스의 비극도, 요즘 나르시시즘의 부활도 포착됐던 것일까. 신세대의
나르시시즘이 개성과 자신감을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리 걱정할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를 얻기 힘든
팍팍한 현실에 대한 아편으로서 젊은이들이 나르시시즘에 빠지고 있다면 얘기는 다르다. 그 ‘자기만의 거울’은 깨어져야 하고, 깨뜨려줘야 한다.

〈유병선 논설위원〉-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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