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edit id=font>어느 통신회사 광고는 “나는 천상 두목이다”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텅 빈 사무실 창너머로 날아가는 철새를 바라보며 마치 자신이 새를 이끌고 있다는 ‘착각’을 당당하게 드러낸다. 이상과 현실이 뒤엉켜 있다. “나는 나를 좋아한다”로 끝맺는 이 광고를 관통하는 것은 자아도취다. 촌철살인의 해학으로 미국식 코미디의 정수를 드러내는 우디 앨런이 최근작 ‘스쿠프’에서 “나는 유대인이었는데 최근에 나르시시즘으로 개종했다”고 풍자한 그 ‘나르시시즘’이다.
미 샌디에이고대 장 트웬지 교수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나르시스 인성조사(NPI)’ 결과 2006년의 자아도취 정도가 1982년에 비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트웬지 교수는 자아도취에 빠지면 비판에 공격적으로 반응하며 남을 돕기보다 자기발전을 좋아하게 된다며 “요즘 아이들이 충분히 자기중심적인 만큼 ‘너는 특별해’라며 북돋아 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리스 신화에서 뛰쳐나온 나르시시즘은 자만과 파괴를 상징한다. 현대의 정신분석학자들에 의해 나르시시즘으로 부활한 나르시스는 신들의 저주를 춘추전국시대 묵자(墨子)는 ‘물(거울)에 자신을 비추지 말고, 사람에 비춰보라(不鏡於水, 鏡於人)’고 했다. 겉모습에 현혹되지 말고 같이 〈유병선 논설위원〉-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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