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70호, 4월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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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호, 4월20일]
교육이념은 교육철학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교육목표보다는 상위 개념이다. 그 학교의 교육이념은 그 학교가 왜 설립되게 되었는지 또 존재하고 있는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 대부분 학교의 건학이념과 일치한다. 교육이념은 또한 학교에 내제하는 일반적인 신념, 규범, 기대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학교의 교육이념은 학교 운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학교교육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교육이념은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교육이념은 학부모들의 현실적 요구와 배치되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 경우 지나친 교육열 때문에 상당수 학교들이 교육이념과 실제 학교운영은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대학입시에 대한 지나친 부담 때문에 교육이념이 입시지도에 묻혀버리는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교육이념과 학교운영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그 학교는 교육의 본질 추구가 어려워질 수 있다.
교육이념은 우리 아이들은 장차 어떤 아이로 키울 것인가에 대한 철학의 문제다. 추구하는 인간상과도 관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제 7차 교육과정에서 '전인적 성장의 기반 위에 개성을 추구하는 사람, 폭넓은 교양을 바탕으로 진로를 개척하는 사람,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의 토대 위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 민주 시민 의식을 기초로 공동체 발전에 공헌하는 사람'으로 추구하는 인간상을 설정하고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있다.
홍콩의 국제학교들은 그 설립 배경이 다양한 만큼 교육이념 또한 다양하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학생 중심 교육과 전인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대부분 국제학교들은 탐구정신 함양, 동정심 함양, 봉사적인 삶, 글로벌 이해, 타인 존중, 사회적 책무성 등 다양한 슬로건을 교육목표로 내걸고 있다. 홍콩의 국제학교들의 교육이념은 자국의 문화·전통과 관련이 많으나 국제화 시대에 요구하는 인재 육성에 대부분 그 초점이 모아져 있다.
한편으로 일부 국제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원래 설립 취지와는 다른-교육이념과 다소 거리가 있는-학교 운영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학교가 상업적인 측면이 부각되어 교육의 본질 추구보다는 재정적 이익이 되는 면에 치중하교 교육과정 운영 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종교재단 후원으로 설립된 학교는 '종교의 생활화'가 학교 교육이념에 들어와 있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ICS는 삶을 위한 교육(Instruction for Life), 그리스도와 언약(Commitment to Christ), 사회봉사(Service to the Community)라는 모토를 내걸고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학교 구석구석이 그리스도를 본받으라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특히 교육과정 속에 성경공부 시간을 운영하고 있으며 모든 교직원이 기독교인이라고 한다. ICS는 학교라는 틀을 넘어 하나의 사회이며 가족임을 구성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기독교 선교에 뿌리를 두고 지역사회에 철저히 봉사한다는 교육이념이 내재되어 있다.

홍콩섬의 미드레벨(Mid-level)에 위치한 카멜학교(Carmel School. 사진)는 동남아시아의 유일한 유태인 학교로 유태인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 주는 것이 학교 교육이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교육이념은 개인 존중과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어 학생들이 장차 사회에 나아가더라도 자기 뿌리를 알고 자기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내용은 지난 2월 한국으로 귀임한 KIS 김석수 교장선생님이 발간한 '홍콩의 교육과 국제학교' 책자에서 발췌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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