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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風ㆍ水ㆍ예ㆍ찬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7-05-17 10: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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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74호, 5월18일]   점술가로 치부되던 풍수가(風水家)가 최근 중국에서 컨설턴트이자 심리치료사로 대접받고 있다. &nbs..
[제174호, 5월18일]

  점술가로 치부되던 풍수가(風水家)가 최근 중국에서 컨설턴트이자 심리치료사로 대접받고 있다.  연예인, 기업인, 정치인들로부터 일반인에까지 풍수 열풍이 불면서다.

  경제가 빠른 속도로 발달하며 서구화로 치닫고 있는 중국.  하지만 주택에서 대형 빌딩에 이르기까지 풍수를 일일이 따져 짓고 경제인이 개인 풍수가를 고용하는 등 풍수가 중국인들의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연구소, 경제인마저 풍수 러브= '홍콩 응용과학기술연구원', '아시아 최고 여성 갑부 궁루신'. 최근 홍콩 언론을 떠들썩하게 했던 2가지 사건의 공통점은 바로  '풍수'다.

  현대과학의 보고로 여겨지는 응용과학기술연구원은 풍수가를 고용하는 데 10만홍콩달러(약 1200만원)가 넘는 돈을 불법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졌다.  또 니나웡 화마우(華懋)그룹 회장이 갑자기 사망한 후 수조원에 달하는 유산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개인 풍수가였던 찬짠충(陳振聰)이 유일한 상속인이라고 주장해 또 한 차례 충격을 줬다.

  원래 풍수를 많이 믿는 홍콩인들이지만 이 두 가지 사건은 적지 않은 파장을 낳으며 풍수에 대한 관심을 더욱 고조시켰다.

홍콩은 풍수 천국= 홍콩섬에 우뚝 서 있는 칼 모양의 중국(中國)은행 빌딩은 풍수 얘기가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건물이다.  1990년에 준공된 70층짜리 이 빌딩은 날카로운 형상 때문에 부정적인 모습으로 홍콩인들에게 인식됐다.  주변 건물들은 중국은행이 내뿜는 악운을 없앤다며 옥상에 반사유리를 설치하거나 정사각형의 구조물을 추가로 설치했을 정도다.

  기업인 가운데 아시아 최고 갑부인 리자청(李嘉誠) 창장(長江)그룹 회장도 풍수를 신봉하는 인물로 꼽힌다.  창장 그룹 본사(높이 283m)가 옆 건물인 중궈은행(367m)보다 낮은 정사각형 모양으로 건물을 설계한 것은 풍수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5년 개장한 홍콩디즈니랜드도 풍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개장일 뿐 아니라 정문 위치, 나무 한 그루까지도 풍수 전문가의 의견을 얻어 결정했다.

풍수가, 몸값 상승= 풍수의 고장으로 유명한 장시(江西) 싼랴오춘(三僚村)은 주민 5000명 가운데 300명이 풍수가다.  이곳 풍수가들은 경제가 발달한 광둥(廣東), 푸젠(福建), 홍콩 등지에서 활동하며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풍수가들은 건물이 들어설 때면 위치와 조경을 상담해주고 회사 설립 시에는 정문과 회장실 위치, 인테리어까지 분야를 망라하고 간여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풍수가의 몸값이 뛰는 것은 당연지사.  풍수가를 고용하는 데는 보통 1만위안(약 120만원)이며, 많게는 10만위안(약 1200만원)까지 부르는 게 값이다.  풍수가 보편화되면서 풍수가가 논어 교사로 임용되기도 하고 풍수 전문가를 양성하는 강좌도 개설됐다.  또 여러 명의 변호사를 고용해 운영하는 로펌처럼 풍수사를 고용하는 풍수 전문회사도 생겨났다.  정치 전담 풍수가도 있다고 한다.

  이 같은 풍수 열풍에 대해 전문가들은 치열한 경쟁사회를 사는 현대인들이 의지할 곳을 찾지 못해서라고 분석한다.  결정하기 어려운 일을 풍수가의 힘을 빌어 해결함으로써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 하거나 남에게 말하기 어려운 고민을 털어놓고 심리적 위안을 찾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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