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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홍콩의 재발견 <上>一國兩制의 저력]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7-06-20 10: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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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79호, 6월21일] 친기업환경ㆍ中거대시장 양날개로 다시 飛翔 지리적 우위·글로벌 인재 바탕 경제 매년 7~8%씩 高성장 서비스·첨단과학 특화..
[제179호, 6월21일]

친기업환경ㆍ中거대시장 양날개로 다시 飛翔

지리적 우위·글로벌 인재 바탕
경제 매년 7~8%씩 高성장
서비스·첨단과학 특화등 주력
다국적 지사 10년만에 두 배로


  중국인에게 7월 1일은 분명 '평범하지 않은 날(不平凡的日子)'이다.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중국 공산당이 창당된 날이다.  또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치욕의 상징이었던 홍콩에 대한 주권을 평화적으로 회복한 날이기도 하다.  서세동점(西勢東漸)의 마침표가 지난 1997년 6월 30일 찍혔다.  1997년 7월 1일 0시를 기해 156년 동안 영국의 식민통치를 받았던 홍콩의 주권이 중국에 반환됐다.  이로써 홍콩은 중화인민공화국 홍콩특별행정구이자 '일국양제(一國兩制)'의 실험무대로서 새출발했다.  오는 7일 1일은 영국으로부터 반환된 지 10년이 된다.  헤럴드경제는 홍콩 반환 10주년을 앞두고 현지 취재를 통해 홍콩의 새로운 모습을 재발견했다.

  오전 7시50분 홍콩 완차이 골든보히니아(金紫荊) 광장.  '첸진(前進), 첸진(前進)….' 중국 국가가 울려 퍼지며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와 홍콩특구기가 나란히 올라간다.  홍콩의 중국 반환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광장에는 새벽부터 국기 게양식을 보러 온 대륙 관광객으로 붐볐다.

  홍콩이 반환되기 직전인 1996년 상영된 영화 '첨밀밀'은 돈벌이를 위해 대륙에서 홍콩으로 건너온 장만옥과 여명의 사랑이야기다.  영화 속 대륙인은 가난했고 광동화(廣東話·홍콩과 광동지역 방언)와 영어를 알아듣지 못해 무시당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홍콩 사정은 많이 달라져 있다.  홍콩인은 푸퉁화(普通話·표준 중국어) 배우기에 열심이고, 대륙인 관광객은 통 큰 씀씀이로 홍콩 상인의 환대를 받고 있다.  중국의 경제 고성장과 거대 시장은 홍콩 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97년 아시아 경제위기와 사스로 주춤했던 홍콩 경제는 평균 7~8%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동양의 진주' 홍콩은 자유롭고 효율적인 시스템과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의 양 날개를 달고 비상하고 있었다.
  
▶왜(WHY) 홍콩인가= '친기업, 유연한 노동자원, 국제화한 라이프스타일, 지리적 우위.' 마크 미켈슨 홍콩 투자촉진서 서장은 홍콩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4가지로 꼽았다.  그는 "일반 수출·입 제품 무관세, 재산세·소비세 무관세, 소득세 16% 등 낮은 세율과 자유로운 금융 시스템이 많은 해외 기업을 불러모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유입된 글로벌 인재와 문화가 어우러져 국제적인 도시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미켈슨 서장은 "지난해 6월 기준 홍콩에 설립된 다국적 기업 지사는 3845개로 97년보다 50%나 늘어났다"며 "중국 반환 이후에도 홍콩의 경쟁력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자유로운 투자환경 덕에 정확한 통계가 없다고 말하는 게 사실은 더 맞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홍콩의 효율적인 시스템과 성숙한 비즈니스 마인드는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대륙에서 비즈니스를 경험해 본 이들에게는 더욱 가슴 깊이 와닿는 경쟁력이다.  강호천 홍콩 한인상공회장은 "중국이 개방된 후 홍콩의 많은 기업이 생산비를 아끼기 위해 중국으로 옮겨갔지만 아직도 많은 한국 기업이 홍콩에 남아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홍콩에서 사업을 시작한 후 공무원과 만난 적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모든 절차가 간편하고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의 실력을 높이 평가하는 이들은  "상하이(上海)가 홍콩의 금융 허브 지위를 앗아갈 것이라고 하지만 홍콩의 소프트웨어적인 면을 단기간에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고 단언한다.

  홍콩은 서비스산업이 전체 생산액의 90.7%, 제조업이 3.4%로 산업구조가 고도화한 사회다.  인근 주장(珠江)삼각주를 배후 생산기지로 활용하면서 홍콩에서는 고급 서비스업과 첨단과학을 특화시키고 있다.

▶누가(WHO) 홍콩을 만드는가= 홍콩의 인재는 누구나 탐낸다.  영어와 중국어가 능통하고 국제적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모든 공문을 영어와 중국어로 작성해 적어도 두 가지 언어가 가능한 공무원도 홍콩의 큰 자원이다.  특히  '중국인 관리는 느리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홍콩 공무원의 신속하고 융통성 있는 업무 처리는 다소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사회 각계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여성 인력이 많다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2005년 기준 홍콩대학의 남녀 신입생 비율은 47대53으로 여학생이 더 많고 기업과 기관의 고위직에는 많은 여성이 활약하고 있다.  반면 고급 여성 인력이 늘면서 남성 배우자가 부족하고 출산율이 낮아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풍부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홍콩은 최근 글로벌 허브를 꿈꾸며 인재 유치에 더욱 발벗고 나서고 있다.  천융메이(陳詠美) 입국사무처(入境事務處·이민국) 처장은 "홍콩의 인재 유치는 기본적으로 젊고 전문적인 인력 유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지난해 이를 위해 이민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고 말했다.  대륙의 유명인은 활발한 국제활동을 위해 홍콩의 영구주민권을 신청한다고 한다.

  천 천장은 "피아니스트인 리윈디(李云迪)와 랑랑(郞朗) 같은 유명인이 있다며 홍콩이 150개 국가와 비자 면제 협정을 체결해 해외활동이 간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거주한 지 만 7년이 지나면 입국사무처의 심사를 거쳐 영구주민권을 획득할 수 있다고 한다.

부패방지 수사기구 '염정공서'
  "우리는 염정공서를 지지하고 신뢰합니다."
  조직폭력배와 경찰이 묘한 동반관계를 이루며 범죄가 판치던 홍콩 누아르 영화의 소재는 모두 1974년 전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1974년 염정공서(廉政公署·ICAC)가 탄생하면서 이들은 서서히 영화속 이야기로만 남게 됐다.

  당시 홍콩 시민은 공직사회의 부패를 견디다 못해 영국 식민정부에 강하게 항의했고, 염정공서가 탄생하면서 홍콩은 비로소 '투명 정부'라는 타이틀을 내걸 수 있게 됐다.  '현대판 포청천'으로 불리며 홍콩인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염정공서는 어떤 곳일까.

  리밍저(李銘澤) 염정공서 집행처 수장은 "염정공서는 홍콩특구장관이 직접 지휘해 독립성과 수사 권한을 갖춘 부패방지 수사기구"라고 소개했다.  그는 "설립 초기 썩을대로 썩은 공직사회 내부에서 반부패 작업을 맡을 만한 인사를 찾지 못해 해외에서 전문 인재를 영입해 올 정도였다"고 말했다.  약 50년이 지난 지금 홍콩의 염정공서는 다른 나라에 반부패 노하우를 전수하는 수준에 이르게 됐다고 한다.

홍콩 염정공서는 범죄자를 처벌하는 집행처, 다른 기관과 협업을 통해 부패를 예방하는 방지처, 교육과 홍보를 맡는 사회관계처(홍보처)로 나뉘어 부패에 관한 한 전방위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리 수장은 "공무원 부패 신고가 과거 80%에서 20%까지 감소해 이제 공직사회의 청렴을 자신할 만하다"고 했다.  대신 민간기업과 관련된 부패 신고가 10%에서 60%로 늘어 은행 등 금융기관이 집중 감시대상이 됐다고 한다.

그는 "특히 중국과의 경제협력이 긴밀해지면서 대륙 기업이 연루된 부패 사건이 자주 터지는데, 본토에서 가짜 장부를 통해 영업익을 불린 후 홍콩 증시에 상장해 자금을 모집한 후 증발하는 사례가 늘었다"면서 이와 연계된 회계사, 브로커(중개인) 등 고급 전문직에 대한 감시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또 "대륙에 진출한 홍콩 기업이 늘면서 부패사범으로부터 기업인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가 됐다"고 전했다.

  리 수장은 "공평한 기업활동을 보장하는 것은 외자유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공직사회의 청렴을 강조했다.

[출처 : 헤럴드 경제. 홍콩=한희라 기자(hanira@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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