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호, 12월 14일]

5. DSS(Direct Subsidy Scheme) 학교 문제 : 교육의 다양성 대 귀족학교 논란

  홍콩에서 교육관계자 회의에 가면 DSS 학교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DSS학교는 우리나라의 자립형 사립학교와 교육과정 운영 자율학교를 합쳐 놓은 형태다. DSS 학교는 1991년에 처음 도입되었다.

  DSS 학교는 재학생 수에 따라 정부지원금을 받는다.  교육과정, 학생 등록비, 입학금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매년 그 숫자가 늘어서 2006학년도에는 18개의 초등학교, 45개의 중등학교가 DSS 학교로 전환하여 운영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DSS 학교는 홍콩 주민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학교 자율권이 커감에 따라 개별 DSS 학교들은 영어를 교수 언어로 채택하여 홍콩에 사는 외국학생들을 수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 홍 콩 정부 당국은 홍콩의 학교들은 외국인 학생들에게 더 많은 선택 기회와 문화적 통합을 이루기 위해 더 넓은 문호를 개방하도록 하고 있다.

   DSS 학교에 대한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DSS 학교가 점점 더 늘어남에 따라 학교간 격차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학교들이 사립 학교화 되어가면서 학비도 비싸지고 있다.  그 결과 경제 사회적 지위가 높은 학부모들의 자녀만이 좋은 학교에 취학 할 수 있게 되고 있다.  홍콩의 중문대학교의 교육 행정학과 부교수인 Tsang은 홍콩 정부는 DSS학교가 사립체제를 강화해 결국은 학교 시장을 학부모가 교육의 질을 향상에 가장 큰 역할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DSS 학교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모든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DSS 학교는 귀족학교라는 비판 여론이 있다.  홍콩의 교원단체들도 DSS 학교는 교육에 있어서 계층 분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 당국은 많은 사람들이 DSS 학교를 재정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 교육과정의 탄력적 운영과 교육방법에서 새로운 점을 모색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선호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콩의 코즈웨이베이에 있는 세인트 컨벤트 학교(St. Paul Convent School)는  2004년 9월 신학기부터 DSS 학교로 전환하여 운영하고 있는 사립 여자학교다. 필자는 2004년에 그 학교 마가렛 교장 수녀님의 초청을 받아 학교를 몇 번 방문한적이 있다.  학교를 방문했을 때 인상적인 것은 교장 수녀님과 함께 학교 시설을 둘러 보면서 쉬는 시간에 교실에 들어 갔는 데 학급 대표가 모든 학급의 학생들에게 교장 수녀님에 대해 차려 자세를 취하라는 '구령'을 하여 모든 학급의 학생이 교장   수녀님이 '쉬어'라는 말을 할 때까지 부동자세를 취하는 장면이다.  생활지도가     매우 엄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모습이다.

  15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으며 학교 교육과정과 학교 시설면에서 손색이 없는 훌륭한 학교다.  학교의 교육이념은 크리스천 정신에 기반을 둔 진,선,미 고상한 인격 함양과 이중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고자 하는 것이다.  교육목표는 크리스쳔 정신에 기반을 둔 전인교육이다.

   이 학교는 원래 프랑스에 기반을 둔 St. Paul de Chartres 수녀회의 지원으로 1854년 설립되어 1955년 St. Paul's Convent라는 교명으로 자리를 잡았다.  영어로 수업하는 EMI 학교다.  학교 운영비의 약 85%를 정부로부터 지원 받으면서 DSS 학교로 운영하고 있다.  교내 인트라넷 시설과 특별실 등 학교 시설 잘 갖추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과정 운영도 내실 있게 운영되어 졸업생의 32.2%가 홍콩 대학에 진학하는 등 모든 학생이 국·내외 대학교에 진학하는 명문 학교다.

<이 내용은 지난 2월 한국으로 귀임한 KIS 김석수 교장선생님이 발간한 '홍콩의 교육과 국제학교' 책자에서 발췌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