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호, 12월 28일]
1. 정체성 교육
나. 사고의 자유와 모국어 교육
재외동포 교육의 방향
1. 정체성..
[203호, 12월 28일]
1. 정체성 교육
나. 사고의 자유와 모국어 교육
재외동포 교육의 방향
1. 정체성 교육
나. 사고의 자유와 모국어 교육
세계에서 유대인은 우수 민족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계 경제권의 3분의 1, 노벨상 수상자의 3분의 1이 유대인계라는 통계가 있다. 노벨상 수상자 3백여 명 중 1백여 명이 유대인일 정도로 그들은 머리가 좋은 민족으로 소문이 나 있다. 20세기 최고의 천재 아인슈타인, 만드는 영화마다 히트하는 흥행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가 유대인이다. 따라서 우수 민족으로 평가되는 유대인은 자녀교육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유대인은 여러 가지로 독특한 자녀교육을 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사고의 자유'를 주는 언어교육, 특히 모국어교육이 특별하다고 한다. 예를 들면, 유태인 부모들은 잠자리에 드는 아이들에게 늘 책을 읽어준다. 침대에 누운 아이에게 다정한 음성으로 소곤소곤 책을 읽어주는 동안 아이는 잠이 든다. 잠자리에서 읽어주는 베갯머리 이야기는 무엇보다도 모국어 발달에 도움을 준다. 말을 배우는 아이에게 매일 책을 읽어주면 어휘력을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엄마 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들은 풍부한 정서와 상상력을 키우게 되고 부모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가슴 깊이 지닐 수 있게 된다.
또 이스라엘 사람들은 전통을 중시하는 교육을 한다. 유대인들은 구약성서를 자신들의 역사로 믿는다. 일상생활에서도 성서에 기록된 그대로 명절과 전통을 지킨다. 그런 만큼 명절 전통교육은 이스라엘 유치원에서 대단히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어릴 때부터 전통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이러한 유아교육의 정신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2000년 동안 나라 없이 흩어져 살면서도 모국어인 히브리어를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 현실은 어떤가? 우리가 사는 홍콩만 하더라도 우리말보다는 영어를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많은 학부모들이 영어만을 사용하는 국제학교에 보내고 있다. 어릴 때부터 매우 중요한 모국어 교육을 내팽개치고 과연 교육적으로 그 어떤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혹시, 학부모의 잘못된 교육관 때문에 모국어 교육과 밀접한 '사고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미국에 사는 소수 민족들에게 왜 모국어를 계속 공부해야 되는지 그 이유를 물었을 때 가장 많은 대답으로 '사고의 자유'를 들었다. 일제시대에 우리 말 말살 정책에 대해 우리 선조들이 치열하게 저항했던 이유도 우리 말을 없애는 것은 곧 우리 사고를 없애는 의도였기 때문이었다. 혹시 우리는 지나친 영어교육 때문에 우리 아이에게서 '사고의 자유'를 빼앗아 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이 내용은 지난 2월 한국으로 귀임한 KIS 김석수 교장선생님이 발간한 '홍콩의 교육과 국제학교' 책자에서 발췌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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