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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 So Good! Hong Kong] Christmas Home Party in Hong Kong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8-01-03 11: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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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4호, 1월 4일]    작년에 홍콩에서 보낸 첫번째 크리스마스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두번째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nb..
[204호, 1월 4일]

   작년에 홍콩에서 보낸 첫번째 크리스마스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두번째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따뜻한 홍콩의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지는 이유 중 으뜸으로 손 꼽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마마와 파파의 크리스마스 파티.  함께 지내는 친구의 홍콩 대모님과 대부님이신 마마와 파파.  작년 크리스마스에 처음으로 인사를 나누었던 분들이었는데, 1년이 지난 지금은 나를 친딸처럼 챙겨 주신다.  유머가 넘치고 활기찬 파파와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씨에 자타가 공인하는 요리 솜씨를 지니신 마마의 파티는 언제나 유쾌하고 즐겁다.  올해의 크리스마스 역시 마마와 파파의 홈파티가 나의 크리스마스 스케줄 넘버원이다.



  "왜 아직까지 안 오는 거니? 이미 사람들은 모두 모였어!" 마마의 재촉 전화를 받고서야 겨우 도착한 마마와 파파의 집.  벌써 사람들이 가득하다.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반가운 얼굴들과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를 나누고, 한상 가득 차려진 식탁으로 갔다.  마마와 파파는 카톨릭 신자이시지만, 참석자 중 종교가 무슬림인 사람들을 배려해서 모든 음식의 재료는 할랄로 준비하시는 수고를 하셨다.  언제나 그렇듯,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준비하신 마마.  일찍 와서 도와 드리지 못한 게 아쉽기도 하고, 죄송하기 했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일단, 맛있게 먹자!

  어느 정도 파티 분위기가 익어갈 무렵, "Lucky Draw" 게임이 시작 되었다.  크리스마스 파티의 준비물은 "$50 내외의 선물 지참"이었는 데, 각자 준비해 온 선물에 번호를 정한 후, 추첨을 통해 서로 교환하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친구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할 때면 이런 게임을 하곤 했는데, 가격에 맞춰 선물을 고르는 것이 의외로 어려우면서도 재미있고, 또 누가 내 선물을 가져갈는지, 혹은 누구의 선물을 내가 받을 것인지 추측해 보는 즐거움에 파티가 더욱 신나 진다.

  친구와 나도 오늘을 위해 미리 쇼핑을 마쳤는데, 내가 준비한 것은 케이크 모양으로 포장된 타올 세트, 친구의 선물은 배를 누르면 캐롤이 나오는 작은 곰인형이다.  과연, 누가 이 선물을 가져가게 될는지… 과연 기뻐해 줄는지? 기대가 되었다.

  이런 기분이 드는 건 나 뿐만은 아니었던지, 번호가 호명될 때마다 모두들 두 눈을 반짝이며 환호성을 질렀다.  내가 뽑은 선물은 태국 친구 쏘우가 준비한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 DVD.  내가 좋아하는 감독의 독특한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담긴 영화라 무척 기뻤다.  내가 마련한 선물은 같은 사이쿵에 살면서 친해진 에스더에게 갔는데, 케이크를 먹는 듯한 유머러스한 에스더의 제스처 덕에 모두들 신나게 웃었다.  $50이 만든 작은 즐거움이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게임이 끝나고 나자,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기타 반주에 맞춰 캐럴을 부른다.  한곡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또 다른 노래를 부르기를 계속. 결국에는 각 나라 별 노래  자랑이 되었다.

  파티 구성원의 출신이 모두 제각각이라서 마마와 파파의 집이 마치 작은 세계지도 같다.  중국에서 온 손님의 아름다운 사랑노래를 시작으로 홍콩인 가족 합창, 인도와 파키스탄 친구들의 듀엣, 마마의 멋진 솔로, 친구가 부른 "울면 안 돼" 등등…  함께 사이쿵에 살고 있는 독일인 친구 노만은 사이쿵 프렌즈끼리 한곡 불러야 한다고 어찌나 성화던지…  한국인만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는 줄 알았더니 세상 모든 나라 사람들이 비슷한가 보다.

  파티가 끝나갈 시간이 되자, 마마와 파파가 아이들을 위해 선물을 나눠 주시는 시간을 가졌다.  크리스마스 트리 밑에 있는 선물을 꺼내 한명씩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자 아이들은 언제 자신의 이름을 불러줄지 모두들 기다리고 있다.

  꼬마들과 학생들의 순서가 지나고 선물 타임이 끝났을 거라 생각했더니, 마마가 나와 친구들의 이름을 부른다.  이럴 수가… 우리는 아직 아이였던 것이다.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들은 모두 선물을 받았다.  조금 쑥스러운 기분이 들었지만, 역시 선물을 받고 보니 기쁘다.  남들보다 제법 큰 박스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지 너무 궁금했지만, 집에 가서 열어 보라는 마마의 말씀에 꾹 참고 있다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풀어 보았다.  박스 안의 선물은 아름다운 수국이 그려진 예쁜 접시였다.  너무 예뻐서 한참 들여다보니 아래에 마마의 서명이 있었다.  마마가 나를 위해 손수 예쁜 접시를 만들어 주시다니…  전혀 상상도 못한 멋진 선물이다.

  홍콩에서 보내는 두 번째 크리스마스. 남들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날이 되었다.

<위클리 리포터 박진경(luna1011@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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