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추진된 햇볕정책은 남북간 화해와 신뢰구축을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룩하겠다는 목표에도 불구하고 햇볕정책 자체가 이념화됨으로써 적실성과 효율성을 상실한 채 실패하였다.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지난 10년간 해마다 식량 50만톤, 비료 30만톤 정도의 소위 '퍼주기식' 대규모 인도적 지원을 해 주었고 금강산관광과 개성관광 및 개성 공단 운영 등을 통해 북한으로서는 적지 않은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음에도 북한이 이에 상응하는 인도적, 동포애적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 10년간 북한은 핵개발을 지속했고 2차례 서해교전을 비롯한 각종 대남 군사도발을 중단하지 않았으며 서해 북방한계선을 둘러싼 남북간 긴장도 완화되지 못했다. 우리민족끼리, 민족공조 등 현란한 수식어의 포장 속에 한미관계 등 우리의 대외관계는 위축되고 세계속의 한국의 위상과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기도 하였다.
북한의 실상과 국력에 대한 오판과 자만으로 북한의 눈치를 살피고 북한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상실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총체적으로 남북관계와 우리의 전반적인 대외관계가 부실하고 파행적으로 운영되었다고 평가할 수 밖에 없다.
이같은 햇볕정책의 실패에 대해 우리 뿐만 아니라 북한의 가장 우호적인 동맹국 중국 내부에서도 따끔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북한 전문가인 장롄구이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지난 6일자 중국「동방조보」에 기고한 글을 통해 햇볕정책이 남북관계의 본질을 변화시키지 못했으며 남북 정부간 관계를 어느 정도 개선시켰으나 부정적 측면도 많았다고 평가하였다.
장 교수는 지난 10년간 남한 정부가 일방적인 햇볕정책을 추진함으로써 '평등과 상호이익'이라는 건강한 남북관계의 균형을 이루지 못해 실패하였으며 안보 측면에서 남측이 날로 불리해졌다고 지적하였다.
햇볕정책의 본래 의도한 북한 변화는 달성되지 못한 반면 북한의 남한에 대한 영향력은 급증했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된 것은 불가피한 결과였으며 이명박 정부가 이를 조정하려고 하는 것은 필연이라고 진단하였다.
장 교수가 중국 정부를 공식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과 북한 모두를 잘 알고 있는 대표적 학자로서 냉철하고 용감한 평가로서 경청할 만한 지적임에 틀림없으며 동시에 중국 지식인사회의 대북관, 남북관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장 교수도 지적했듯이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다. 북한은 이명박 출범 이후 햇볕정책의 지속과 김정일이 서명한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의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미국과의 담판을 통해 체제 안전을 유지하려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 비난과 함께 '불바다' '잿더미' 발언 등 극단적인 협박을 서슴치 않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억지 주장과 협박에 절대 굴복하지 말아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향후 대북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정책목표를 구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정책과 전략이 유기적으로 배합하고 수립된 정책들은 비용 대비 효과의 극대화를 도모하여야 한다.
대북정책의 제1차적 목표는 북핵문제해결과 한반도 비핵화 복원이며 그 다음 목표는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여 정상국가화함으로써 북한경제를 회생시키고 나아가 남북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이를 통해 평화적 통일의 기반을 구축해나가는 것이다.
북한 당국이 개혁, 개방을 수용하여 북한 사회에 실질적 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북한의 엘리트와 일반 주민들이 이제까지 믿고 생활하던 모든 이념과 체제의 모순과 허구성을 인식하고 탈김일성-김정일체제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갖도록 쌍방향 교류체제와 다양한 정보유입을 시도하여야 한다.
아울러 향후 대북정책은 남북간 화해나 신뢰구축 또는 교류협력의 증대만이 아닌 중장기 통일대비계획을 수립하고 새로운 통일방안을 재구성하여 대한민국의 새로운 국가 이익과 역할을 중심으로 국제적 환경변화에 맞춰 주변국들의 포괄적, 장기적 이해관계를 조절해 나가야 한다. 이로써 북한의 정상화라는 선순환적 변화와 한반도의 미래 비전을 포함한 남북관계의 본질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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