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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O'氏 남성 신분증 못받아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9-06-04 14: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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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ㅈ제272호, 6월5일
자주 안 쓰는 희귀 한자를 성(姓)과 이름으로 써서 남들과 구별하기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컴퓨터 보급이후 애를 먹고 있다.

지난 2006년 중국과학원이 중국인 2억9천60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성은 모두 4천100여개에 이른다.

13억 인구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다면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성은 이 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 조사 결과 한국인이 사용하는 성이 286 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인구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도 중국인들이 쓰는 성은 한국인들에 비해 월등히 많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8천여 자(字)에 불과했던 인명용 한자를 3만2천325자로 늘린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했지만 아주 희귀한 100여 자는 여전히 제외돼 있어 신분증 발급 과정에서 종종 해프닝이 벌어진다.

1일 신식시보(新息時報)를 비롯한 중국 언론이 보도한, 광둥(廣東)에서 신분증 재발급을 받으려다 거절당한 'O'씨가 그런 경우.

'링(零)'으로 읽는다는 이 남성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 한자는 1만1천200여 자를 수록, 명실상부한 중국 최대 자전으로 꼽히는 신화자전(新華字典)에도 나오지 않는 한자다.

당연히 공안당국의 인명용 한자에 수록돼 있지 않았고 결국 O씨는 신분증을 재발급 받지 못했다.

컴퓨터가 보급되지 않았던 과거에는 경찰이 수기(手記)로 기록한 신분증을 발급해주면 그만이었지만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된 지금, O씨가 신분증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꽤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우선 법원에 소송을 제기, 승소해야 한다. 이후 공안 당국이 업그레이드시킨 인명 한자 데이터 베이스를 전국에 보급해야 비로소 신분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중국에서 신분증 발급을 둘러싼 해프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자오C(趙C)'씨는 이름인 'C'가 문제가 돼 신분증을 발급받지 못하다 공안당국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겨 C라는 이름을 유지할 수 있었다.

중국 당국으로서는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니다.

자오C의 판례가 있어 O씨가 소송을 제기할 경우 승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극소수만 사용하는 인명때문에 매번 적지않은 비용과 행정력을 들여 매번 데이터베이스를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사례를 일일이 다 받아 주다가는 별의별 이름이 다 등장해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O씨 입장에서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자오C씨의 경우 남들이 잘 못알아 봐 불편을 느끼면 문제가 되는 이름만 고치면 그만이지만 O씨는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성을 번거롭다는 이유만으로 버릴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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