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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일보 칼럼] 자식은 쉽게 낳아 어렵게 기르는 것이다,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5-09-29 13: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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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없음 [제96호, 9월30일] 동방일보 칼럼 ‘자식은 쉽게 낳아 어렵게 기르는 것이다, 장려보다는 상금을...’ &n..




제목 없음




[제96호, 9월30일]


동방일보 칼럼


‘자식은 쉽게 낳아 어렵게 기르는 것이다,
장려보다는 상금을...’


  "근간 난리가 많아 혼인할 시기를 많이 놓쳐 결혼도 늦고, 출산도
늦어 애를 먹는구나(近代多離亂,婚姻多過期。嫁娶   不早,生育常苦遲。)"
라는 백거이(白居易)의 시(詩)가 있다.


  오늘날 홍콩에는 전쟁으로 인한 난리는 없으나 생활 속의 압력이
갈수록 커져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변하고 있어 '시기를 놓친 혼인'이 이전보다 많아졌음은
물론, 현대인들은 '결혼도 늦게, 출산도 적게해야 한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이들은 심지어 출산자체도 거부하고 있어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추세이다.


  통계에 따르면 출산 적령기에 출산하는 홍콩여성들의 출산율은 평균
0.9%로, 전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지역 중 하나로 밝혀졌다.


  홍콩정부는 출산을 장려하면서 '셋만 낳자'라는 구호를 내세웠으나,
실제적인 출산장려 조치를 취하지 않아 출산정책은 구호뿐인 공염불이 되어버렸다.


  최근 중앙정책조직위원회는 자원 및 학술기구에 위탁해 '아이가 있는
직장여성의 외국인 근로자(메이드) 세금을 감면할 것'과 '남편이 병가를 미리 받아
아내의 출산을 도울 것' 등의 출산 장려 조치를 연구중이다.


  그러나 정부가 구상중인 상기 제의는 실질적이지 못함은 물론, 출산을
장려하는 목적에 절대로 이를 수 없다. 왜냐하면 외국인 근로자 세금은 매달 겨우
400불 밖에 되지 않아 자식양육비에 비하면 조족지혈 일 수밖에 없다.  이래서야
어떻게 시민들의 출산 의욕을 향상시키겠는가?


  남편이 병가를 미리 받아서 출산휴가로 사용하는 점도 문제가 많다.
병이 나서 받는 휴가가 병가인데 어떻게 미리 받을 수 있겠는가? 미리 받았다가 이후에
실제로 병이 나면 그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당국이 적극적으로 출산 장려정책에 대해 연구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반드시 시민들의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지 이런 속임수는
아니라고 본다.


  '자식을 쉽게 낳아 어렵게 기른다'는 속담이 있다. 낳는 게 문제가
아니라 양육이 문제다. 현대사회에서 자식을 낳아 기르는 것은 하나의 무거운 짐이고,
특히 중산계층이 받는 압력은 더욱 크다.  


  다행히도 저소득층 시민들은 정부의 사회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자녀의 생활, 교육, 의료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중산층 시민들은 자신만을 의지해야 한다. 사회복지와는 인연이 없을 뿐 아니라,
머지 않아 유일하게 누릴 수 있는 공공의료 권리조차 박탈당할 신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출산을 요구하는 것은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같다.


  통계처에서 23일 발표한 지난 달 소비물가지수는 작년에 비해 1.4%
상승해, 작년 말 통화팽창에 접어든 이후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통화팽창이 격화되는
현상이 나타나면 시민들은 한층 더 생활의 부담을 느끼게 된다.


  사실 출산율 하락에 관한 문제는 홍콩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여러 선진국과 도시도 마찬가지로 동일한 어려움을 당하고 있으나, 문제의 해결은
정부가 어떻게 조치를 취하여 해결하느냐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최근 프랑스 정부는 셋 째 아이를 낳기 위해 휴직할 경우 1년 동안
매달 홍콩달러 10,000불을 지원할 것임을 발표했다.  부유하지 못한 러시아도
국민들의 출산을 장려하는 장려금 제도를 만들어 냈다. 싱가폴 정부의 방안은 더욱
적극적이다.  싱가폴은 기본 장려금 외에 현금 보조금을 지원받게 되어 많이
낳을수록 보조금도 많게 된다. 싱가폴 정부는 추가로 갓난아기 보조금 제도를 갖추고
자녀 면세 특혜 등의 방안을 내세워 출산을 장려하고 있다.


  반대로 홍콩정부는 출산을 요청하는 구호를 외치는 것 외에, 구체적으로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을 아직까지도 세우지 못했다. 올해 정부 재정예산안에서,
매 자녀의 면세액을 3만불에서 4만불까지 올렸으나 이것은 아니 한 바 못하다. 자녀의
대학학비만 매년 4만여불이다. 학비가 자녀 면세액보다 더 많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모두가 다 알고 있듯이, 출산율이 떨어지면 인구는 급속히 노화되어 의료
및 사회자원에 심각한 부담을 초래하게 된다. 만일 정부가 지금 즉시 이 문제에 대해
정시(正視)하지 않으면 홍콩정부는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다.


  사실 홍콩은 부유한 사회에 속한다.  최근 들어 홍콩은 전체적으로
경제상황이 호전되어 정부는 출산 장려에 대한 충분한 능력이 있음은 물론 더 큰
책임도 질 수 있다.  정부는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실용적인 방안을 내세워야
한다.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은 구호만 외쳐서 될 일이 아니고, 인색해서는 더욱 안
될 일이다.  






* 위클리홍콩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12-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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