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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출신 리안 감독, 큐브릭 감독 유작 연출 맡는다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9-08-20 1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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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82호, 8월21일
오스카상에 빛나는 대만 출신의 할리우드 거장 리안(李安) 감독이 전설적인 천재 감독 스탠리 큐브릭(1928~1999년)이 생전에 제작에 착수했지만 끝내지 못한 작품을 맡아 완성시키게 됐다.

'시계 태엽 오렌지'와 '풀 메탈 재킷' 등으로 유명한 큐브릭 감독은 세계 제2차 대전 시대의 한 유대인 여성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미국 작가 루이스 베글리의 처녀작 '워타임 라이스( Wartime Lies)'를 스크린으로 옮기는 '에이리언 페이퍼스(The Aryan Papers)'의 제작을 20년간 준비해 왔다. 하지만 영화의 크랭크인에 들어가려 작정한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의 '쉰들러 리스트'가 개봉돼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치면서 스토리가 비슷한 사실을 꺼려한 큐브릭 감독은 제작을 늦출 수밖에 없었다.

큐브릭 감독은 이미 시나리오를 탈고했고 로케이션 장소도 모두 정해놓은 것은 물론 여주인공으로 네덜란드 여배우 요한나 테르 스티케를 뽑아 테스트 촬영까지 마친 상태였다.

'쉰들러 리스트'의 반향이 오래 가면서 촬영은 계속 미뤄졌고 그러다가 큐브릭 감독이 지난 99년 아직 왕성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61세의 나이에 갑자기 타계하면서 '에어리언 페이퍼스'의 제작 계획은 사실상 유야무야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큐브릭 감독과 호흡을 맞춰 그의 작품들을 프로듀싱했던 제작자 얀 할란이 큐브릭의 유지를 받들어 '에어리언 페이퍼스'를 완성시키기로 결심하고 연출을 맡을 대타 물색에 나섰다.

할란은 각국의 여러 실력 있는 감독들을 대상으로 면밀한 검토 끝에 영화 속 심리묘사에 발군의 재능을 보여온 리안 감독을 낙점했다.

'에어리언 페이퍼스'에 상당한 애착을 가졌던 큐브릭 감독은 영화 제작을 준비하기 위해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모아 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자료는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에서 개최된 전시회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얀 할란은 이런 귀중한 자료들을 그대로 사장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리안 감독에게 큐브릭 감독을 대신해 '에어리언 페이퍼스'를 완성시켜 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고 한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십수년 전 작품을 만들 수 없게 됐을 때 무척 실망했다. 하지만 큐브릭 감독과 제작사 워너 브로스의 결정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며 "하지만 이젠 또다른 '홀로코스트' 영화가 나와도 될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와호장룡' '브로크백 마운틴' '색 계' '헐크' 등의 여러 장르를 망라한 대표작을 가진 리안 감독은 신작 '테이킹 우드스톡(Taking Woodstock)'을 내놓았는데 '에어리언 페이퍼스'의 히로인으로 안젤리나 졸리를 캐스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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