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쓰촨(四川) 대지진 당시 약속했던 기부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된 중국의 여배우 장쯔이(章子怡)가 광고업계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장쯔이는 한때 중국 광고계가 가장 선호하는 최고의 모델이었다. 화장품에서 자동차와 명품 시계,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여배우라면 한 번쯤 해보고 싶어 하는 광고 모델을 모두 꿰차면서 세계적인 스타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그러나 최근 쓰촨 대지진 당시 약속했던 지진 성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도덕성과 명성에 금이 갔다.
중국 적십자사에 기부하기로 약속한 100만 위안(1억7천만 원)의 지진성금 가운데 16만 위안(2천700만 원)을 지금껏 내지 않은 사실이 누리꾼들에 의해 폭로된 것이다.
장쯔이 소속사가 부랴부랴 미납된 성금을 납부하면서 "회계 관련 직원이 2명 있는 데 서로 다른 직원이 성금을 낸 것으로 잘못 알아 벌어진 일로, 장쯔이와는 무관하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성난 누리꾼들은 장쯔이 재단이 모금 성금 일부를 횡령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하는가 하면 조사팀을 꾸려 이 재단의 기금 추적에 나서는 등 파문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공개된 이탈리아 명품 패션 브랜드 '엠프리오 아르마니'의 아시아판 광고에서 장쯔이가 모습을 감췄다.
해협도시보(海峽都市報)는 7일 "아시아 톱스타인 진청우(金城武)는 이번 춘계 엠프리오 아르마니 광고에 다시 출연했지만 진청우와 함께 지난해 이 브랜드의 투톱 모델로 기용됐던 장쯔이는 자취를 감췄다"며 "이 브랜드의 올해 아시아지역 광고 모델이 진청우 한 사람뿐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엠프리오 아르마니 측은 장쯔이가 배제된 것과 관련해 "춘계 광고에서 여성 모델을 기용하지 않기로 한 방침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누리꾼들은 이번 결정이 최근 불거진 '거짓 성금' 파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쯔이의 광고 중단은 비단 엠프리오 아르마니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진 성금 파문 이후 장쯔이의 모델 기용을 중단하라는 누리꾼들의 요구가 빗발치는 등 성금 파문 이후 인기가 떨어지고 부정적 이미지가 쌓이면서 장쯔이의 호소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광고주들이 기용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세계적 화장품 메이커인 '메이블린 뉴욕'의 경우 중국 홈페이지를 제외한 다른 국가들의 홈페이지에서 장쯔이 사진을 모두 내렸다. 이 화장품은 8년 연속 장쯔이를 모델로 기용해왔다.
대신 중국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모델 왕원친(王雯琴)이 메이블린의 홈페이지에 등장함으로써 그녀가 장쯔이의 뒤를 이어 이 브랜드의 중국 모델로 기용됐다는 소문이 사실로 입증됐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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