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4대 천왕' 중 하나로 최고의 가창력을 뽐내는 '가신(歌神)' 장학우(張學友·48)가 거액의 출연 사기사건에 휘말려 된통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장학우는 중국 전역을 도는 2010~ 2011년 투어공연을 준비해 왔는데 소속사의 북경 대리인이 그의 출연을 미끼로 불법계약을 맺고 무려 1,700만 위안(약 28억2,100만원)의 선수금을 챙긴 것으로 알려져 중화권 연예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장학우의 소속사 홍콩천성(香港天星) 오락공사의 제휴사 북경천성오락공사에서 근무하던 선스이(沈詩儀)는 중국 현지 16개 기획사와 독단으로 장학우의 출연계약을 체결했다.
장학우는 물론 홍콩천성 대표 찬숙판도 선스이가 아무런 허락도 없이 이 같은 허위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계약을 맺은 기획사들도 그간의 관계를 믿고 일을 진행시켰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장학우의 콘서트 스케줄은 당분간 전면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기 스캔들이 일부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천성오락공사는 지난 8일 긴급 성명을 발표, "2010~2011년 중국 투어와 관련해 누구에게도 권한을 위임한 적이 없고 계약금을 받도록 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선스이에게 적게는 수십만 위안에서 많으면 수백만 위안의 계약금을 지불한 중국 공연기획사들은 일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피해자들은 "선스이가 지금은 홍콩천성오락과 깊이 연계된 북경천성을 그만뒀지만 재임 중에 계약을 체결한 만큼 당연히 장학우 측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선스이는 그간 자신이 북경천성의 대표라며, 장학우의 대리인 행세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학우의 콘서트는 6년 만에 열리는 왕페이(王菲)의 컴백공연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빅카드로 큰 인기를 끌면서 중국 각지의 기획사들이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여 왔다.
홍콩천성공사와 장학우는 22일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태와 관련된 상세한 경위와 책임소재, 대책 등을 설명했다.
장학우는 최근 상영된 '8인: 최후의 결사단(十月圍城)'에 우정 출연한 데 이어 내달 1일 <색 계>의 헤로인으로 중국에서 활동금지 처분을 받았다가 3년 만에 복귀하는 탕웨이(湯唯)와 호흡을 맞춘 '크로싱 헤네시(月滿軒尼詩)'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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