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열린 세미나 참가자들은 어린 시절 가장 빈번하게 듣고 자란 이야기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위장병으로 고생하던 어머니는, 나처럼 되고 싶지 않으면 절대로 콜라를 입에 대선 안 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셨죠. 매일 아침을 커피로 때우는 분이셨는데 말예요." 40대 중반인 T는 일찍이 내려진 콜라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콜라를 물보다 많이 마시고 산다.
"부모님이 과체중에 고혈압이라 늘 다이어트를 하셨기 때문에 집에서 뭐든지 마음 놓고 먹을 수가 없었어요. 게다가 제가 집밖에서 군것질을 하는 건 아닌지 입속을 들여다보며 체크하셨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엄청 컸지요." 당뇨병 치료를 받고 있다는 30대 중반의 주부 M은 식구들 몰래 군것질하는 버릇을 여태 고치지 못 했다고 털어놓았다.
"할머니 손에 자란 저에게도 간식 금지령이 내려졌죠. 아이스크림이 꿈에 보일 정도로 먹고 싶어서 하나만 사달라고 울고불고 매달릴 때마다 돌아오는 건 꾸지람뿐이었어요. 틀니를 뺀 잇몸을 제 눈앞에 들이대고 겁을 주기도 하셨구요." 그렇게 말하며 악동 같은 미소를 짓는 중년의 사업가 B는, 지금 그의 냉동실 안에 7가지 다른 맛을 가진 하겐다즈 파인트가 들어있노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베스터셀러 <시크릿>의 저자 론다 번, 성공철학의 대가 나폴레온 힐과 데일 카네기, 클린턴 전 대통령 등에게 영향을 끼친 월러스 워틀스는 그의 저서 <위대함의 과학: The Science of Being Great>을 통해, 세상은 타인을 가르치는 것보다 몸소 행하는 실천을 더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 좋은 뜻에서 자꾸 내뱉는 충고들이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 하는 이유를 새삼 깨닫게 만드는 문구다.
고집하는 원칙을 자기 생활엔 적용하지 않으면서 겁주기 식 잔소리를 남발하는 사람의 강요적 지시는 거부감을 일으켜 반항의 불씨만 키우는 경향이 있다. 편식이 심한 이유로 잔병치레가 유난히 많은 딸에게, 시름시름 앓다 일찍 죽기 싫으면 골고루 먹어야 된다고 윽박지르며 담배를 피워대는 아버지는 그녀를 자기 원대로 바꿔놓지 못 한다. 몸에 나쁜 자신의 흡연습관을 고쳐 이로운 생활습관을 터득하고 건강의 혜택을 누리는 그의 시범적 모습이 딸의 마음을 움직일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이다.
세미나 참가자들은 어릴적 기억으로 인해 지금의 자신을 해치는 뒤늦은 반항을 멈추고 자신의 건강과 일상에 득이 될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 플랜을 만들었다. 더 나은 자신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스스로에게 보여주는 것처럼 자신감을 돋구는 일도 드물기 때문이다.
자녀에게 밤낮으로 공부를 강요하는 대신 배움과 새로움에 대해 시들시들해진 자신의 가슴에 불을 지피고, 주말마다 배우자를 흘겨보며 게으르다고 언성을 높여대는 대신 내 생활의 느슨한 구석을 찾아내 재미와 신선함을 주입시키자. 자기 할 일을 충실히 돌보는 사람은 남의 일에 수시로 참견하고 매몰차게 극성을 떠는 법이 없다. 나 아닌 사람에게 자꾸 신경을 쓰고 달갑지 않은 코멘트를 날린다는 건 그만큼 내 삶에 주목할 부분들이 많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주위에 스트레스와 짜증을 퍼뜨리고 왕따를 부추기는 '잔소리의 축'이 되는 것보다 나를 가꾸며 웃음과 호감을 퍼뜨리는 '솔선수범의 축'으로 사는 게 훨씬 즐겁고 현명한 길이다. 남에게 변하라고 한마디 던지고 싶을 때마다 내가 변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보자.
자신이 세상에서 목격하길 바라는 변화, 그 자체가 되라고 말한 실천의 귀재 마하트마 간디를 떠올리면서.
<글·베로니카 리(veronica@coaching-z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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