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을 찾은 재외동포들이 꼭 가봐야 할 서울 맛집
Tasty Seoul오랜만에 서울을 찾은 재외동포들은 눈부시게 발전한 모습에 뿌듯해 하다가도 어느 한 편 너무 가혹하리만큼 과거를 몽땅 지워버린 초현대판 도시의 모습에서는 소외감과 함께 외로움을 느낀다.
서울의 교통과 지리에 낯선 재외동포들은 우리 국민들과 말만 잘 통했지(실은 이 부분에서도 장담하진 못한다) 속을 들여다보면 외국 관광객과 다를 것도 없다. 서울을 방문하면 외국 여행객들 틈에 끼여 옛 모습을 그나마 간직하고 있는 인사동 쌈지길과 북촌한옥마을, 삼청동길을 걸으며 내가 살아왔던 지난날의 고국을 잠시나마 느끼며 마음의 위로를 얻곤 한다.
음식도 마찬가지. 해외에 사는 우리들은 자신의 삶의 속도보다 몇 십배의 빠른 속도로 급변하는 한국의 생활과 문화에 불안감까지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 신경을 곧추세우고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그 중 큰 변화를 보이는 것 중 하나가 음식문화다. 몇 십 년 전 먹어봤던 옛 맛이 그립기도 하지만, 요즘 트랜드에 맞춰 변모된 음식의 맛도 사뭇 궁금하기만 하다. 아무리 정보가 발달하고, 인터넷이 발달했다고 해도 재외동포들의 가보고 맛보고 싶은 곳을 콕 집어 찾아낸다는 건 한계가 있다. 그래서 서울시가 기획한 재외동포초청프로젝트에 ‘음식’이라는 카드 한 장을 뽑아들고 3박4일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하루에 대여섯 끼를 먹으며 서울 시내를 종횡무진 누볐다.
서울을 찾는 재외동포들이 ‘Tasty Seoul’을 길잡이 삼아 고국의 맛에 허기진 배를 잘 달래주길 바램을 해본다.
[광화문] 틈새라면
화끈하게 매운 맛 '틈새라면'
30여 년 전 명동 뒷골목 반지하 좁은 라면집에서 시작된 틈새라면이 명동 골목길의 대표적인 맛집으로 이름을 날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전국에 180여개의 가맹점까지 늘리며 영세 분식집이라는 인식을 과감히 깨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틈새라면의 반란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농심, 삼양 등 우리나라 대표적인 봉지라면들 처럼 떡하니 봉지라면으로까지 출시돼 편의점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좁은 실내에 낯선 사람들과 머리를, 등을 맞대고 빼곡하게 앉은 사람들을 모두 싸움이라도 하는 양 씩씩대고 헉헉댄다. 시뻘건 국물에서 막 건저올린 꼬불꼬불한 면을 한 입 가득 연신 헉헉대며 눈물까지 줄줄 흘리는 모습을 보며 참 신기하고 재밌기만 하다.
해외에서 오래 살다보면 매운맛과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데, 가끔 이렇게 지독하게 매운 맛에 도전해보고 싶은 객기가 생긴다. 게다가 아스라한 추억까지 떠올릴 수 있는 장소라면 고국을 떠나 외딴 섬처럼 사는 재외동포들에게는 금상첨화다.
우리들이 많이 찾는 명동이나 광화문은 밥 먹을 만한 곳이 많기도 하지만 마땅한 곳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보니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먹는데 기다리는 시간도 무시할 수 없는데, 틈새라면은 만석이라도 회전율이 빨라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틈새라면의 메뉴는 이름부터 독특하다. '빨계떡'과 '계떡'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집의 대표메뉴는 각각 '빨간 계란 떡라면'과 '계란 떡라면'의 줄임말. 그런데 이 '빨간'의 위력이 보통이 아니다. 고춧가루와 물의 양, 불의 강도 및 정확한 타이밍까지 틈새라면의 사장이 직접 연구하고 개발했다는 빨계떡의 요리법은 먹는 이의 눈물과 콧물, 정신까지 쏘~옥 빼놓는다. 처음에는 너무 매워서 망설이지만 한 번 맛을 보면 빨계떡만의 그 오묘한 양념배합이 만들어내는 얼큰한 맛에 빠져들어 단박에 단골이 되어버린다. 반면 계떡은 시중에 판매되는 라면들보다도 맵지 않고 구수하면서도 부드러워 매운 것을 전혀 못 먹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즐기기에 딱 좋다.
라면을 먹으면서 벽에 붙어있는 수많은 낙서들을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니 정신이 번쩍 드는 화끈함을 맛보고 싶다면 틈새라면의 빨계떡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아, 깜빡 잊은 거 하나,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거나하게 술 한 잔 했다면, 이 얼큰한 틈새라면은 해장으로도 그만이다.
틈새라면 광화문점메 뉴 : 빨계떡, 계떡, 빨해떡, 김밥
가 격 대 : 2,000~,4000원 (빨계떡, 계떡 3,500원)
영업시간 : 10:00am~11:00pm
주 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당주동 21-2
전 화 : 730-9988
찾아가기 :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하차, 8번출구로 나와 파리바게트와 삿포로우동 골목길로 접어들어 50미터.
맛 : ✔✔✔✔✔
서 비 스 : ✔✔✔
분 위 기 : ✔✔
기타명동본점 756-5477 서울 중구 명동2가 3-2
경복궁점 738-8223 서울 종로구 내자동 1-3
광화문점 730-9988 서울 종로구 당주동 21-2
서소문점 755-0208 서울 중구 서소문동 90-3
대학로점 744-3546 서울 종로구 명륜4가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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