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이 마라 국립공원 여행을 마치며...
Safari Walk
사파리를 하는 동안에는 일체 차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다. 언제 사자밥이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안전한 길이 있을 테니 좀 걷자고 가이드에게 부탁을 하니 다음날 총(AK47)을 멘 경찰이 호위로 나섰다. 경찰의 호위를 받으니 안심이 되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볼일도 볼 수 있었다. 점심식사는 사자가 출현하면 바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탁 트인 개활지를 찾아 서둘러 먹었다.
샌드리버라는 강주변을 걸었는데 물마른 모래 바닥에 여기저기 구멍이 보인다. 목마른 원숭이가 물을 마시기 위해 구멍을 파면 물이 고이고, 원숭이가 지나간 자리에 코끼리도 나타나 같은 행위를 한다고 한다. 마사이 청년이 나무를 비벼 마른 코끼리 똥에 불을 붙이는 시범을 보였다.
Game Drive영국 사람들이 하는 말에 Game Drive라는 말이 있다. 식민지 시절 흑인들을 앞세우고 사냥을 하거나 동물 구경을 하면서 적당한 그늘에서 테이블을 차려놓고 점심식사를 즐기기도 했고, 또 저녁이면 광활한 초원 위에 Bar table을 마련한 후 모닥불을 피우면서 Sun Set을 즐기는 그런 문화를 바로 게임 드라이브라 한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이 둘을 모두 즐길 수 있었다. 식민지가 해제된 현대에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나뉘어 이렇게 Game Drive는 계속 진행 중이다.
돌아오는 길동물을 쫓으며 보낸 시간들이 벌써 6일째로 접어들었다. 이젠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사실 이번 여행은 평생의 숙제이기는 했으나 갑자기 결정이 되었다. 아들 영국학교친구가 런던에서 여자친구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신부감이 케냐 출신 인도인이라 결혼을 케냐 뭄바사에서 3일간 하게 되어 LPC School 절친 6명이 축하해주러 가게 되었다. 그참에 아들과 우리가 일주일 먼저 가서 가족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이곳에서는 5大 동물을 사자, 코끼리, 물소, 코뿔소, 표범(Leopard)이라고 하는데 코뿔소와 표범은 전 공원에 개체수가 각각 30여 마리만 관찰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끝내 이 두 가지는 못 보았다. 다행히 30여 마리 남은 치타는 볼 수 있어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소떼의 도강과 사자의 먹이 먹는 모습은 정말이지 장관이었다.
오가는 길에 시간이 나서 수도 Nairobi를 몇 시간 둘러 보았는데 인구 3,500만의 수도치고는 허술했다.
중앙역 앞은 먼지구덩이에 미니밴, 버스, 개인차가 무질서하게 뒤엉켜 있었고, 정부 청사 주변과 주도로 인도 위에는 보도 블럭이나 시멘트가 뜯겨나가 흙구덩이가 되어 있었다. 갑자기 60년대의 박정희대통령이 생각난다. (언제나 이 애국심이 시도 때도 없이 발동된다.)
새마을 운동의 기조는 자조, 근면, 협동으로 그 실천방안으로 나온 것이 마을길 고치기, 지붕 고치기였다. 어린 마음에 그게 잘 살아지는데 무슨 도움이 되나 했는데, 여기 케냐를 보며 박정희대통령은 위대한 철학자임을 새삼 느낀다.
동네의 구불구불하고 좁은 길을 고치면서 물자만 지원하고 인력은 자조하니 협동은 자연히 이루어질 것이고 해마다 새로 이어야 하는 지붕을 반영구로 고치니 그것도 경제적으로 이익이다. 사람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 동물임에 틀림없다 하니 깔끔한 환경이 조성되면 바로 깨끗한 마음으로 이어지고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자연스레 만들 것이다. 개혁 혁신은 밑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불을 일으킨 것이 바로 새마을운동이고 그 새마을운동을 도입한(누가 제창했던 별개의 문제로) 박정희대통령은 그래서 위대한 것이다.
여행 후 아들은 결혼식 참석으로 떼어놓고 우리만 홍콩으로 구경 잘하고 돌아왔다. 끝.
<글·사진 김원식(homi@homi.co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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