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 YES to YOUR LIFE"
더 나은 질문 더 나은 결과
나름의 이유로 서비스 수준을 자가 점검하려는 레스토랑들과 일을 할 때가 있다. 그런 제안이 들어오면 오너와 비밀리에 정한 날 체크할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하고 순진한 고객처럼 행동하며 맡은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메뉴에 대해 이것저것 묻거나 다소 예외적인 요청을 하면서 직원의 반응을 지켜보기도 하고, 인테리어, 조명, 유니폼, 청결상태, 각각 다른 영역을 맡은 직원 하나하나의 태도를 무심한 척 살피며 세밀하게 평가하기도 한다.
세계 각지에 체인을 운영하는 한 레스토랑의 의뢰로 그쪽에서 미리 보낸 체크리스트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쉰 적이 있다. 업계의 최고를 자부하는 명성에 비해 단순하기 짝이 없는 체크사항과 질문들 때문이었다. 레스토랑 입구는 깨끗한가요? 담당인 서버는 친절한가요? 주문한 음식은 빨리 도착했나요?
예/아니오, 혹은 있다/없다 둘 중 하나가 뻔한 대답을 유도하는 그들의 질문이 의뢰인의 연이은 적자에 도움이 될 리 없다고 판단한 나는 담당자에게 리스트에 나온 질문사항을 레스토랑측에 이로운 답이 나올 수 있게 수정할 것을 제안했다.
친절한 레스토랑 천지인 음식천국 홍콩에서 '서버가 친절한가요?'라고 물었을 때보다, '현재 홍콩에 오픈한 동급 미슐랭 스타 경쟁 레스토랑들과 비교할 때보다 친절한가요?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이며, 그렇지 않다면 개선점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었을 때 나오는 답이 더 쓸모있지 않겠냐는 설명과 함께.
일을 마치고 리포트를 작성해 보낸 다음 생각해 보니, 더 나은 질문을 한다는 것은 우리 일상에도 쉽게 적용되는 사항이었다.
'왜 이렇게 일이 안 풀릴까?' 짜증 속에 던지는 질타에 가까운 질문은 압박감과 노화를 부추길 뿐 뾰족한 수를 제공하지 않는다. 반면, '지금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일이 과연 뭘까?' 호기심으로 던지는 질문은 해결책에 눈을 돌려 조금이나마 스트레스를 덜 느끼고 숨통을 트이게 만들어준다.
'대체 저 사람은 인상도 안 좋으면서 왜 저렇게 퉁명스러워?'라고 묻게 될 때도 마찬가지다. '그럼 저 사람은 어떤 때 기분이 좋아서 웃어줄까? 저 사람은 어떤 스타일들을 좋아하고 매너있게 대해주지?' 그렇게 자문하고 탐정처럼 관찰해보라. 여태 미워한 구석들을 일단 제쳐놓고 그 사람의 드문 미소를 찾아 주의를 기울이게 될 것이다.
<글·베로니카 리(veronica@coaching-zone.com)<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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