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빚이 급증해 800조 원에 육박했다. 주택담보대출은 물론이고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대폭 늘어나면서 가계살림이 더욱 빠듯해진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금융사의 가계대출과 카드사의 외상거래를 더한 가계부채는 795조4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1649만 원, 가구당 4589만 원씩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전년 733조6000억 원보다 61조7000억 원 늘어난 것이다. 특히 4·4분기에만 가계빚이 25조3000억 원 늘어났다. 4·4분기 증가폭은 카드대란이 일어났던 2002년 3·4분기 26조8000억 원 이후 8년3개월 만에 최대치다.
가계빚 가운데 가계대출은 전년보다 54조 원이 늘어난 746조 원이었다. 4·4분기에만 20조9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은 357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8조7000억 원이 증가했다. 증가액은 특히 4·4분기에 집중돼 이 기간에만 10조6000억 원이 늘었다. 지난해 정부가 '8·29 부동산대책'을 내놓으며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한시적으로 푼 데다 금융사들이 앞다퉈 주택담보대출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4·4분기에 8조4000억 원 늘어났다. 3·4분기 증가액 5조7000억 원과 비교된다. 2009년의 3·4분기(3조4000억 원), 4·4분기(4조8000억 원) 증가세와도 딴판이다.
한은 관계자는 "마이너스 대출이 증가하는 계절이 아닌 점을 감안할 때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서민들이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윤기 실장은 "부채증가 속도 대비 가계소득 증가가 관건으로 금융당국도 가계가 부채 조정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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