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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칭다오 韓기업 공장 쫓겨난다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2-07-06 18:28:56
  • 수정 2012-07-06 18: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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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19호, 7월5일
50년 계약 뒤집은 中 '떼법'에 밀려

'star(스타)' 상표가 붙은 공을 생산하는 중견 업체 신신상사의 중국 공장이 현지 지방정부의 폭력적인 임대료 인상 요구에 밀려 결국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됐다.

2일 신신상사에 따르면 이 회사의 중국 현지법인 신신체육용품유한공사(이하 신신)와 산둥성 칭다오(靑島)시 중한서취(中韓社區·서취는 한국의 동 이하급 행정단위) 주민위원회는 전날 공장을 2년 안에 다른 장소로 이전한다는 데 합의했다.

향후 2년간 공장 땅 임대료도 최근의 연간 18만 달러(2억600만 원)에서 연간 300만 위안(5억4천100만 원)으로 배 이상 올리기로 했다. 이는 신신이 중한서취 측 요구를 거의 전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신신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조업 중단으로 손실이 계속 불어나다 보니 보상비 한 푼 받지 못하고 항복을 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신신은 지난 1991년 중한서취 주민위원회와 50년짜리 장기 계약을 맺고 이곳에 농구공 등을 생산하는 대형 생산 기지를 갖췄다. 첫해 11만 달러의 임대료를 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약서에 정해진 비율로 임대료를 완만히 인상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계약 후 20여년이 지나는 사이 공장 주변은 아파트가 대거 들어선 노른자위 땅으로 변했다.

그러자 중한서취는 지난 4월 50년 계약의 무효를 선언하면서 임대료를 500% 인상하고 임대 기간도 2년마다 갱신하자는 새 조건을 내밀었다.

신신이 50년 계약서를 근거로 이 요구를 거절하자 임대료를 나눠갖는 중한서취 주민들이 지난달 13일부터 떼로 몰려와 공장을 봉쇄하고 전기와 수도까지 끊는 물리력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달 13일에는 우리 기업의 피해 실태를 확인하려던 주 칭다오 한국총영사관 소속 영사 한 명이 주민들에 의해 공장에 갇혀 수십분 동안 나가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민들과 마찰 속에서 신신은 지난달 4일부터 조업을 완전히 중단해 최소 수십억 원으로 추정되는 손실을 봤다.

이번 사건은 투자 유치 단계에서는 각종 유리한 조건을 내걸어 외국 기업을 받아들여 놓고 훗날 사정이 바뀌면 옛 약속을 뒤집어버리는 일부 중국 지방정부의 본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신신 관계자는 "(중한서취 측은) 처음부터 우리를 밀어내려는 작정이었기 때문에 협상에도 거의 응하지 않았다"며 "적당한 곳도 없고 앞으로 어디로 공장을 옮겨야할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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