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펀드 운용 그룹인 피델리티 월드와이드 인베스트먼트(Fidelity Worldwide Investment)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10개 도시의 주민 수입을 조사한 결과 홍콩은 이미 조사 지역에서 가장 '비정한 도시'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한 홍콩 시민 중 81%가 홍콩은 앞으로 10년 후 빈부격차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답했고 20%는 10년 후 수입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측해 비관 정도가 도쿄, 서울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피델리티 월드와이드 인베스트먼트는 인터넷 설문조사 방식으로 홍콩, 베이징, 서울,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0개 도시 거주자 5천여 명을 대상으로 미래 전망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고 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 515명의 홍콩 시민 중 81%가 앞으로 10년 동안 빈부격차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답해 10개 도시 중 도쿄와 서울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홍콩 응답자 중 20%는 미래 10년의 수입이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답해 경쟁상대인 싱가포르의 6%보다 비관적인 대답이 많았고 상하이의 17%보다도 높았다.
피델리티 아시아태평양지구 투자정보 총책임자는 홍콩을 '비정한 도시'라고 표현하면서 사실상 홍콩인들은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태도를 크게 비난할 수만은 없다고 지적했다.
홍콩정부 통계처 자료에 의하면 홍콩의 지난해 지니계수는 0.537로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빈부격차가 한층 악화된 사실을 나타냈다.
가정수입 중위수는 2001년의 18,500홍콩달러에서 지난해 약 20,200홍콩달러로 증가했지만 이 기간 물가상승률에 비교하면 실질적으로는 2.9% 줄어든 셈이다.
홍콩 응답자들의 자녀의 미래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응답 역시 그다지 높지 않아다. 자신의 자녀 수입이 중급일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70%, 고수입일 것이라 답한 응답자는 20%였으며 이는 10개 도시 응답자 중 7위에 불과했다.
또한 10%는 자녀의 수입이 저수입에 해당할 것이라고 답했고 81%는 이러한 문제가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경제 기회 불균형 때문이라고 답했다.
홍콩 응답자 73%는 교육이 미래 수입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꼽았고 이는 10개 도시 평균보다 6% 높았다.
이는 홍콩인들의 '지식이 운명을 바꾼다'는 뿌리깊은 믿음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피델리티 관계자는 홍콩의 '학력 인플레'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대학 졸업장이 고수입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며 홍콩인들이 어릴 때부터 저축과 투자, 올바른 재무관리를 학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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