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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인생] 韓辛포차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3-08-08 14:55:36
  • 수정 2013-08-25 02: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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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기억들이 홍수처럼 범람하는 오늘 그냥 한 잔 먹새 그려
옛 기억들이 홍수처럼 범람하는 오늘
그냥 한 잔 먹새 그려

 

이제는 마음먹고 애써 찾아야만 볼 수 있는 포장마차나 대포집, 3040 이상의 세대라면 그와 관련된 추억 한 개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천막을 비집고 들어온 찬바람에 어지럽게 흔들리던 노란 백열등, 몸을 비틀며 지글지글 구워지는 꼼장어와 닭똥집, 비닐장갑을 끼고 뜯어먹던 시뻘건 닭발 그리고 고단하기만 했던 우리네 인생 한 자락.

사람의 뇌는 언제나 좋은 것만을 기억 저장소에 남기는 경향이 있는지 우리의 발목을 잡아끌었던 지난날의 애환은 가슴에 한 켠에 묻혀 있고, 애써 떠올리지 않아도 문득 문득 떠오르는 첫사랑처럼 과거를 상징하는 매개체들이 머릿속 여기저기를 떠돈다.

한국에 사라져 간 옛것을 찾아 재현해 낸 식당들이 대세라서 일까, 홍콩에서도 오랜 옛적 우리의 향수를 자극하며 추억해 보고 싶게 하는 집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니, 천편일률적으로 이렇다 할 특성이 없는 식당에서 벗어나 차별화와 특성 화를 내세우면서 찾아낸 방책일수도 있다.

장년층에게는 포장마차나 대포 집에 대한 추억의 재연을, 20~30대 젊은 층에게는 색다른 추억의 시발점 역할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말, 침사추이 중심부 Prat Avenue(寶勒巷) 광동호텔 건너편에 포장 마차와 대포집을 연상시키는 구이집 '한신포차'가 문을 열었다.

나무로 된 대문을 열고 발을 들여놓는 순간 영화포스터 속 낯익은 얼굴들이 우리로 하여금 옛 향수에 흠뻑 빠져들게 한다. 잘 나가는 IT 업계에 몸담고 있던 김충구 씨가 그의 아내와 함께 홍콩에서 제2의 인생을 새로 시작하기 위해 야심 차게 준비한 작품이 바로 한신 포차다.

좋은 재료와 푸짐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지는 음식, 홍콩에서는 맛 볼 수 없던 새로운 메뉴 등 세 가지 무기로 한신포차는 입맛 까다로운 주변 직장인들과 '한국의 맛' 이라면 천리 길도 마다않고 찾아오는 현지인들로 부터 큰 호응을 얻어냈다.

여기에 자신감을 얻은 김충구 씨는 주요 구이 메뉴에 꼼장어와 닭갈비, 쭈꾸미 삼겹살 등을 추가했다.

특히 쭈꾸미삼겹살은 한인에게나 현지인에게나 인기 만점의 효자 메뉴로, 입안이 얼얼하게 매운 쭈꾸미삼겹살을 먹은 후 친절한 안주인이 참기름을 비롯한 각종 양념과 야채를 더해 밥을 맛깔스럽게 볶아준다.

꼼장어와 쭈꾸미삼겹살은 일찌감치 동나는 메뉴이기 때문에 너무 느즈막이 그곳을 찾는다면 홍콩에서는 아마 이것 들 먹기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볶음밥까지 다 먹었는데도 뭔가 허전한 느낌이 있다면, 후라이드치키을 빼먹 었기 때문이다.

시원한 맥주 두어 병에 갓 튀겨져 나온 후라이드치킨 한 마리에 우리 인생이 점점 맛있어 진다.

  옛 기억들이 홍수처럼 범람하는 오늘, 스쳐 지나간 추억들을 안주삼아 그냥 한 잔 먹새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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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포차>

전화2787 6088
영업시간 : 11:30am-04:00am
주소 : G/F,27 Prat Avenue, TS T (尖沙咀 寶勒巷 27號 地下)
(광동호텔 건너편)

<.사진 : 로사 권 rosa@weeklyh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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