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툼한 스톤 위 노릇노릇 고소하게 익는 삼겹살 파기름장+와사비 곁들여 먹으면 으뜸 겨울비가 하루 종일 부슬부슬 내려 습하고 추운 홍콩의 겨울바람이 뼛속까지 스며들..
두툼한 스톤 위 노릇노릇 고소하게 익는 삼겹살
파기름장+와사비 곁들여 먹으면 으뜸
겨울비가 하루 종일 부슬부슬 내려 습하고 추운 홍콩의 겨울바람이 뼛속까지 스며들던 12월 저녁, 침사추이에서 일을 끝내고 거래처 지사장과 만나 침사추이에 새로 문 연 한식당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기로 했다.
침사추이의 란콰이펑이라 불리는 너츠포드테라스 언덕길을 올라 우뚝 솟은 건물 8층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찾은 곳은 홍콩에서 짜장면 짬뽕의 전설이 된 옛 ‘한성식품’ 사장님 내외와 그 일가족이 새로이 문을 연 '폭풍흡입'이라는 스톤그릴 전문점이다. 그랜드 오프닝을 하루 앞 둔 시점이라 우리가 두 번째 손님이다. 잔잔한 오렌지 빛 조명과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몇 년 전에 인연을 맺었던 제인 사장과 그 동생, 걸그룹에서 활동할 것 같은 멋진 직원들이 활기차게 움직이며 삼겹살과 와규꽃등심, 왕새우, 여러 가지 야채, 아삭한 무절임, 양파 소스, 와사비 및 파기름 등을 가져나온다. 두툼한 스톤이 달궈지고 그 위에 손바닥만 한 삼겹살과 호박, 양파, 부추, 김치가 나란히 올려 진다. 치이익 치이익 허연 연기를 뿜으며 고기가 익어간다. 노릇하게 잘 익은 삼겹살은 파기름장에 찍어 와사비장을 얹어 먹고, 취향에 따라 요즘 건강 아이콘으로 뜨고 있는 강황소금을 곁들이기도 한다. 바삭하고 삼삼하게 익은 삼겹살의 고소함에 파기름장과 개운하고 매콤한 와사비를 얹으니 그 맛이 단연 으뜸이다. 돼지기름으로 서서히 익은 부추와 시큼한 김치도 예술이다. 상차림이 정갈하고 좋다. 거기에 된장찌개와 서비스로 준 빈대떡 맛도 훌륭하다.
폭풍흡입에서는 그 옛날 홍콩의 명물이 됐던 한성 짜장면과 짬뽕이 또한 별미이다. 고기를 먹고 느끼해 진 속에는 시원하고 얼큰한 짬뽕국물이 최고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저녁에는 짜장면은 안 되고, 짬뽕탕만 된다는 게 흠이다.
폭풍흡입에서는 고기가 익는 내내 직원들이 각 테이블에 배치돼 고기와 여러 가지 먹거리들을 먹음직스럽게 구워주기 때문에 잘 굽지도 못하는 고기를 굽느라 대화에 집중을 못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더 없이 좋은 시스템이다.
날이 다시 겨울비가 내릴 듯 꾸물꾸물해진다. 오늘 같은 날 검은 스톤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삼겹살과 얼큰한 짬뽕국물은 더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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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흡입(Storm Korean BBQ Restaurant)
8/F,One Knutsford, No.1 Knutsford Terrace, Tsim Sha Tsui, Hong Kong
3585-8422 & 8433 / 영업시간 12:00 - 14:30, 오후 18:00 - 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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