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 맛보기: 음식문화 홍콩을 알기 위한 첫걸음은 음식문화이지 않을까 싶다. 많은 이들이 이미 알다시피 홍콩은 본토 요리 뿐만 아니라 그 외 다른 나라의 ..
홍콩을 알기 위한 첫걸음은 음식문화이지 않을까 싶다. 많은 이들이 이미 알다시피 홍콩은 본토 요리 뿐만 아니라 그 외 다른 나라의 음식 또한 수준급으로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음식 문화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홍콩은 수많은 다양성이 존재하는 곳이다. 이런 다양함은 홍콩의 사회구성으로부터 알 수 있는데, 문화적으로 동서양이 혼재하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다양성이야말로 홍콩의 가장 대표적인 상징이라 할 수 있다.
홍콩 식당에서 가장 눈이 가는 것은 바로 식사 전 그릇을 씻는 문화이다. 위생을 굉장히 중요시 여기는 홍콩인들을 위해 대부분의 로컬 식당 테이블 위에는 항상 차와 물 그리고 큰 그릇이 놓여 있다. 이 물로 물컵, 숟가락, 젓가락 등 식기들을 깨끗이 헹구고, 그 잔여물이 남은 그릇을 치워가면서 종업원들은 주문을 받는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한국식당에서는 대부분 보리차나 생수를 배치해두는 반면 홍콩에서는 원하는 차의 이름을 말하면 요구사항에 따라 차를 준비해준다. 주로 철관음(铁观音) 이나 보이차(普洱茶)를 시킨다.
한국이 배달의 민족이라면 홍콩은 어쩌면 포장의 민족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때 포장은 테이크-아웃이 아니라 식사를 한 후 남은 음식을 싸가는 것이다. 이걸 홍콩에서는 다바오(打包)라고 부르는데 몇 번 다바오를 해 본 소감을 말하자면 “다음 날 아침으로 먹기에 제격”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홍콩은 한국처럼 배달이 보편화 되어 있지 않다. 제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배달 서비스로는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 푸드가 있지만 한국처럼 보쌈 및 야식거리 배달은 이른 시간에 마감하거나 따로 배달비를 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홍콩에 한번이라도 여행을 와 본 사람이라면 얌차(饮茶)라는 단어가 익숙할 것이다. 얌차를 직역하면 차를 마신다는 뜻인데 보통 아침이나 점심에 딤섬과 차를 먹는 것을 의미한다. 바쁜 일상에 지친 홍콩 사람들은 주말에 꼭 한번씩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느긋한 시간을 보낸다. 홍콩은 좁은 땅에 비해 사람이 많아서 수많은 아파트가 작은 평수에 높게 지어져 있다. 이로 인해 가족이나 친척들이 한 집에서 모이기는 어렵기 때문에 얌차를 통해 작은 거주 공간에서 벗어나 일종의 가족 단합을 한다. 이 때문에 얌차는 적어도 2시간에서 3시간 정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얌차는 한국의 "빨리빨리"와 대조되는 현상이기도 하다.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식사를 재빨리 한 후 카페에 가서 커피나 디저트를 먹거나, 회식 자리에서는 1차 또 2차로 이동하면서 여러 가지를 즐기지만 홍콩은 한 곳에서의 여유 있는 식사를 선호한다.
유학생 입장에서 본 아쉬운 점은, 한국에서는 어느 음식점에 들어가더라도 메뉴를 고르면 각각의 밑반찬(side-dish)이 나와서 된장찌게 하나만 시켜도 배불리 식사할 수 있지만 홍콩은 일품요리(one-dish)를 주로 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함께 먹지 않는 이상 다양한 음식을 맛보기에는 금전적 부담이 없지 않아 있다. 사람 살아가는 일이 거기서 거기라고 하지만 음식 문화에서만큼은 한국과 다른 홍콩의 색다른 문화를 알아가는 일이 즐겁고 재미있다.
<작성: 위클리홍콩 신기원 인턴기자 keewonshin@gmail.com>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클리홍콩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