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이야기를 한동안 우려먹었기 때문에 이제는 좀 새로운 것으로 바꿔야겠어.” 이처럼 ‘우려먹다’는 ‘이미 썼던 내용을 다시 써먹는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
“같은 이야기를 한동안 우려먹었기 때문에 이제는 좀 새로운 것으로 바꿔야겠어.” 이처럼 ‘우려먹다’는 ‘이미 썼던 내용을 다시 써먹는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사골 등 음식 따위를 푹 고아서 국물을 만들어낼 때’도 ‘우려먹다’란 말을 쓴다. ‘우려먹다’는 동사 ‘우리다’에서 파생된 말이다.
‘우리다’는 주로 ‘어떤 물건을 액체에 담가 맛이나 빛깔 따위의 성질이 액체 속으로 빠져나오게 한다’란 의미로 쓰인다.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우려내다’도 ‘우리다’에서 나왔다. 한데 ‘우려먹다’와 ‘우려내다’를 ‘울궈먹다’ ‘울궈내다’로 쓰고 말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울궈먹다’와 ‘울궈내다’는 국어사전에 없다. 표준어가 아니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울궈먹다’와 ‘울궈내다’가 비표준어이기 때문에 ‘우려먹다’와 ‘우려내다’의 틀린 말로 안다. 표준어가 아니라고, 국어사전에 없다고 틀린 말인 것은 아니다. ‘울궈먹다’와 ‘울궈내다’는 ‘울구다’에서 나온 말이다. ‘울구다’는 ‘우리다’의 방언이다. 이 ‘울구다’의 활용형 ‘울궈’에 ‘먹다’ ‘내다’가 붙어 입말로 널리 쓰이는 것이다.
표준어라는 개념 때문에 방언은 잘못되거나 틀린 말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나 방언은 서울말 중심의 표준어 정책 탓에 서울말에 자리를 내준 지방말일 뿐 틀린 말이 아니다. 방언도 우리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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