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방 전에는 '깡패'라는 말이 없었다. 해방이 되면서 '사바사바' 같은 말과 함께 생겨난 '깡패'였다. 해방이 되면서 폭력배가 갑자기 더 늘어났다는 말..
해방 전에는 '깡패'라는 말이 없었다. 해방이 되면서 '사바사바' 같은 말과 함께 생겨난 '깡패'였다. 해방이 되면서 폭력배가 갑자기 더 늘어났다는 말로 되는 것일까. 하여간 일제 때 원고가 쓰인 한글학회의 「큰사전」이나 문세영의 「조선어사전」 따위에 '깡패'라는 말이 수록될 리 없었다.
그'깡패'라는 말과 함께 '깡 부리다'라는 말도 고개를 들면서 폭력을 행사한다는 뜻으로 쓰이는가 했더니, 폭력이 난무하는 곳을 가리켜 '깡 바람이 부는 ……'이라는 표현을 한 신문도 있었다.
해방이 되면서 우리에게 야릇한 문화가 하나 더 보태어졌다. 미국 사람들이 쓰고 버린 '깡통'을 가지고서, '깡통문화'를 이룩해 낸 것이 그것이다. 시골로 가면 등잔도 만들었고, 도시 판잣집 마을로 오면 그것으로 지붕도 해 이었던 것인데, 그 깡통을 만든 고장에서는 일찍부터 폭력배를 '갱(gang)'이라 일러 왔었다. '밤의 왕' 뿐 아니라, '대낮의 왕'일 수도 있었던 '알 카포네'는 '갱'이라 할 때 생각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걸 일본 사람들은 '걍구'라 했고, 우리에게로 오면서 깡통문화에 업힌 탓일까, '깡'으로 되어 일반화해 버렸던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니까, '깡패'라 하면, '갱의 패거리'라는 뜻으로 시작되었던 말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일찍이 우리에게는 '건깡깡이'라는 말이 있었다. '아무런 뜻도 재주도 없이 맨손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이르면서 쓰던 말이다. 이 지독한 생존 경쟁에서 재주 없이 살려니까, 믿는 것은 주먹과 행패로 되었던 것이나 아닐까? 그 '건깡깡이'의 '깡'과 '패거리'의 '패'가 어울려 '깡패'로 되었던 것이라는 말에, 반드시 그렇지 않노라고 할 수만도 없다. 하여간 '깡패'하면 인상과 감정이 좋지 않아지는 것이 선량한 시민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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