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한자말은 환경에 따라 표기가 달라진다. 한자말이 두 가지 이상의 음을 가지고 있는 것도, 두음법칙이 적용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 때문에 글로 쓸 때 자..
어떤 한자말은 환경에 따라 표기가 달라진다. 한자말이 두 가지 이상의 음을 가지고 있는 것도, 두음법칙이 적용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 때문에 글로 쓸 때 자주 헷갈린다.
‘노(怒)’가 그런 한자말이다. ‘격노’ ‘분노’는 ‘노’로 적는다. 그런데 ‘크게 화를 내다’를 뜻하는 말은 ‘대노’가 아니라 ‘대로’다. ‘희로애락’도 ‘희노애락’으로 쓰면 틀린다. 똑같이 성낼 노(怒)자를 쓴다. ‘노’는 한자의 본음이고 ‘로’는 속음이다.
‘낙(諾)’도 마찬가지다. ‘허락’ ‘수락’을 보면 ‘승락’ ‘응락’으로 써야 할 것 같지만 ‘승낙’ ‘응낙’이 바른말이다. ‘낙’이 본음이고 ‘락’은 속음이다. ‘속음’은 어법에는 어긋나지만 본음보다 발음하기 편해 널리 쓰이는 습관음을 말한다. 말하기 쉽고 듣기에 좋다는 이유 때문에 속음으로 적는 것이다. 한글맞춤법은 ‘한자말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본음을 써야 할지 속음을 써야 할지 발음으로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무턱대고 외울 수도 없는 노릇. 해서 본음과 속음을 어떻게 구분해야 하나 싶겠지만 방법이 있다. ‘모음’으로 끝나면 속음을 쓰면 된다. ‘대로’ ‘허락’으로 적는 이유다. ‘받침’으로 끝날 땐 ‘분노’ ‘승낙’처럼 본음을 쓴다. 따라서 모음으로 끝나는 ‘희로애락’도 ‘로’로 써야 한다.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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