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토요일 남자 셋이 산을 올랐다. 정상에서 ‘인증 사진’만 찍고 뒤풀이 장소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선후배가 한자리에 어울려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즐거운 ..
지난 토요일 남자 셋이 산을 올랐다. 정상에서 ‘인증 사진’만 찍고 뒤풀이 장소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선후배가 한자리에 어울려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술 따위를 남에게 권하기도 하고 자기도 받아 마시기도 하며 계속하여 먹는 모양을 가리켜 ‘권커니 잡거니’라고 한다. ‘권커니 잣거니’라고도 한다. ‘권커니’는 ‘권하거니’가 줄어서 된 말이다. ‘잡거니’는 ‘술을 권하면 술잔을 잡아 받아 마시고’ 하는 모습에서 ‘권커니 잡거니’가 사전에 올랐다. 그러나 ‘잡거니’는 억지로 꿰맞춘 말이라는 여론에 밀려 국어사전에서 한때 사라지기도 했다.
‘잣거니’를 표제어로 삼은 것을 두고는 말이 많다. ‘잣’의 어원이 분명치 않아서다. ‘권커니 작(酌)커니’는 옛날 사전에 있었다. 그래서 일부에선 ‘잣’이 ‘따를 작(酌)’에서 왔고 ‘작’의 발음이 ‘잣’으로 바뀌었을 것으로 본다. 한편에선 ‘잣다’는 ‘먹다’의 높임말인 ‘자시다’의 평안도 방언으로, ‘잣거니’는 ‘자시거니’의 의미라고 주장한다. 어쨌든 둘 다 어원이 분명치 않으니 소리 나는 대로 ‘권커니 자커니’를 바른 표현으로 삼자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국립국어원은 ‘권커니 잣거니’와 ‘권커니 잡거니’만 바른말로 삼았다. ‘권커니 자커니’ ‘권커니 작커니’ ‘권커니 잣커니’는 모두 틀린 표현이다.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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