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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쓰는 말글] 농단(壟斷)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6-12-22 23:55:03
  • 수정 2016-12-22 23: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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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의 ‘비선 실세 국정농단 의혹’ 관련 보도로 나라 전체가 시끌시끌하다. 농단(壟斷). 한자말이라 어렵다. 나쁜 뜻으로 쓰는 말인 줄은 알겠는데 의미가 선뜻 와..
언론의 ‘비선 실세 국정농단 의혹’ 관련 보도로 나라 전체가 시끌시끌하다. 농단(壟斷). 한자말이라 어렵다. 나쁜 뜻으로 쓰는 말인 줄은 알겠는데 의미가 선뜻 와 닿지 않는다.

‘농단’의 본뜻은 ‘깎아 세운 듯한 높은 언덕’을 일컫는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이익이나 권력 등을 부당하게 또는 과도하게 독차지하거나 휘두르는 상황을 가리킬 때 ‘농단’이란 말을 사용한다. ‘농단’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어떻게 ‘언덕’을 뜻하던 ‘농단’이 ‘이익이나 권리를 과도하게 독점하다’란 의미를 갖게 된 것일까? 이유는 ‘농단’의 유래를 보면 알 수 있다. 농단은 ‘맹자’의 ‘공손추(公孫丑)’에 나오는 말이다. 옛날 한 상인이 시장 상황을 잘 알 수 있는 ‘높은 언덕’(농단)에 장사 터를 잡았다. 그곳에서 그는 시장에 어떤 물건이 많이 나오고 적게 나왔는지를 조사했다. 그는 시장 상황을 잘 살펴 시장에 부족한 물건을 미리 사들였다가 비싸게 팔아 폭리를 취했다. 그는 언제나 ‘농단’을 독차지하고 물건을 팔아 큰 이득을 독점했다. 그때부터 ‘농단’에 거래를 좌지우지하여 이익을 독차지한다는 뜻이 생겼다.

사는 게 팍팍해서일까. 오늘날 ‘농단’은 ‘언덕’이란 본뜻으로보단 ‘거래를 독점한다’나 ‘국정을 농단한다’처럼 상권과 권력을 제멋대로 휘두른다는 의미로 더 자주 접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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