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은 혁신을 일으키지 못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재일교포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예외로 꼽힙니다. 빠른 속도로 혁신적인 사업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손 회장 비서실장을 지낸 프로젝트 매니저 미키 다케노부가 ‘손정의식(式) 경영’의 성공 비결을 파헤친 책을 최근 펴냈습니다.
손정의식 경영의 특징은 “허용 가능한 리스크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모조리 실험해본다”는 것입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앞으로 성장할 것 같은 사업을 탐색해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업에 모두 다 투자합니다. 그리고는 그 가운데 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아 보이는 사업에 자원을 집중해 규모를 빠르게 키워나갑니다. 처음부터 주력으로 점찍어 놓은 사업은 없으며, 성장한 것이 본업 중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한국경제신문 4월20일자 B3면 기사 <손정의 회장의 초고속성장 이끈 비결은 ‘PDCA’>는 “누구든지 들어본 적이 있고 손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PDCA(plan 계획-do 실행-check 검증-act 개선)’를 손 회장 버전으로 완전하게 재해석했다는 데 성공 비결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목표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시험해보며, 시험해 본 방법을 숫자로 엄밀하게 검증하고, 언제나 더 나은 방법이 있는지 찾는 것이 ‘손정의식 경영’의 네 가지 특징이랍니다.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라는 게 일반론이지만, 일단 실행해보라. 그러면 목표가 쏟아지고 후속 행동이 폭발한다. 실컷 놀다가 다급해져서야 미친 듯 일한 경험이 모두에게 있지 않은가.” 일단 일을 저지르면 그에 맞춰서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압박을 받는 상태에서 생각하면 사고(의사결정)가 빨라진다.”
“오늘도 야근이다…기한 내에 성과를 못 낼 것 같다…요령이 부족하고 속도가 느리다….” 이런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면 그것을 개인 탓으로 돌리지 말고, 지금까지 해온 업무방식과 사고방식을 바꾸라는 것이 ‘손정의식 경영’의 요체입니다. “자신의 인생을 누군가의 명령에 따르지 않고 스스로 원하는 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이 방식을 활용해보라.”
경험이 부족하다든가, 회사 지명도가 경쟁사보다 떨어진다든가 하는 변명거리를 찾는 것도 금물입니다. 그런 식이어서는 평생 성장할 기회를 잡을 수 없다는 ‘일갈’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먼저 과감하게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하자!’라고 결정하라. 실행을 전제로 생각하면 자신에게 없는 경험이나 지명도 등을 다른 곳에서 끌어올 아이디어가 얼마든지 솟아난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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