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나무 밑에 가면 하얀 담배꽁초가/ 이놈의 자식들 혼을 내야지만 막상 보면 천진한 얼굴/ 그들의 이야길 들어보면 참 안쓰러운 맘.” 특성화 고등학교인 아현산업정보학교의 방승호 교장이 작사한 노래 ‘노 타바코(No Tobacco)’의 일부입니다. 그는 흡연하는 학생들에게 “담배를 끊어라”고 훈계하는 대신 쉬는 시간마다 학교 화장실과 매점 앞에서 기타를 치며 버스킹을 합니다.
한국경제신문 5월15일자 A32면 <“적성의 힘 알기에 ‘꿈이 뭐니’라 묻죠”>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방 교장은 학생들에게 수시로 “네 꿈은 뭐니?” “어떤 일을 할 때 마음이 개운하니?”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학생들이 자기의 적성을 찾아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의 집무실은 상담을 하러 찾아오는 학생들로 붐빕니다.
그가 처음부터 학생들과 잘 어울린 건 아니었답니다. “10년 전 교감으로 이 학교에 부임한 첫날, 술에 취해 등교하는 학생을 마주치고 ‘헐’ 소리가 절로 나왔다.” 교실로 그냥 들여보낼 수가 없어 곁에 앉혀놓고 얘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교장실 상담’이라는 해법으로 이어졌답니다. “집안 형편 탓에 밤새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하고, 손님이 권한 술에 취했지만 수업을 들으러 왔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아현산업정보학교는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는 서울시내 200여개 일반고등학교 학생들을 받아 3학년 1년 동안 미용, 음악, 요리 등 관심분야 직업교육을 해주는 곳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지지 받은 경험이 적습니다. 최소한 교장 한 명은 자기편이라는 믿음을 주고 싶습니다.” 그의 좌우명은 ‘선(先)뻥, 후(後)조치’랍니다. “목표를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면 거짓말쟁이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실천하게 됩니다.”
한국경제신문 5월18일자 A26면 기사 <‘21세기형 리더’라면 인간미 갖추는 건 기본>은 토머스 맬나이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강조하는 ‘리더의 덕목’을 소개했습니다. ‘21세기형 리더’는 조직 구성원의 내면에 있는 꿈과 성공, 특기, 열정을 깨워 실현되도록 만드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구성원에게 도전적인 업무를 부여하고 건설적인 피드백을 확실하게 하는 게 기본원칙이다.”
맬나이트 교수는 “조직을 장악하는 건 곧 조직원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과 같은 말”이라며 ‘사람을 얻는 방법’도 일러줍니다.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솔직히 인정하라. ▷누군가에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받았으면 고맙다고 꼭 얘기하라. ▷성과도 중요하지만 노력의 과정을 기억하라. ▷칭찬할 때는 반드시 미소를 지어라. “어떤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들려면 먼저 당신이 그의 진정한 친구임을 확인시켜야 한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이 남긴 말이랍니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올림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클리홍콩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