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86호, 8월17일]
리우진링(Liu Jinling)은 중국 본토에서 국경을 너머 홍콩으로 오면서 자신이 범죄자처럼 느껴졌다.&n..
[제186호, 8월17일]
리우진링(Liu Jinling)은 중국 본토에서 국경을 너머 홍콩으로 오면서 자신이 범죄자처럼 느껴졌다. 남산만큼 불러온 배는 헐렁한 블라우스로 숨긴 후 큰 가방으로 다시 그 배를 가리며 홍콩 이민국에 들어섰다.
이민국 직원은 그녀를 오랜 동안 응시하다가 여행 비자를 검사한 후 누구를 방문하려는 지 물었다. 직원이 그녀의 여행증명서에 도장을 찍은 후 건네주었을 때 그녀의 심장은 100미터 달리기라도 한 듯 뛰었다.
"이민국 직원이 저를 의심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그 자리를 뜰 때까지도 저를 응시하고 있었죠. 저는 그가 다시 쫓아와 저를 잡아갈까봐 겁이 났었습니다"라고 리우는 말했다.
리우가 겁을 낸 이유는 임신 7개월이었기 때문이다. 2월부터 시행된 홍콩 법에 의하면 중국 본토에서 오는 임산부 중 임신 마지막 3개월째인 경우 US$5,000을 지불해야 홍콩의 임산부 병동에 입원할 수 있다. 만일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국경을 넘을 수도 없다. 리우는 돈이 없었기에 몰래 입국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리우의 이야기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후 10년이 지난 현재의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반환이 성공적이긴 하다. 많은 이들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홍콩은 가난한 중국 사람들로 들끓고 있지는 않다. 중국 자체적으로 세계적인 경제력을 지니게 되었고, 중국에서 오는 여행객들은 홍콩 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전한 통합은 아직 요원하다. 홍콩은 가난한 중국인들이 임산부에게 거의 돈을 받지 않는 발전된 홍콩의 복지 시스템을 악용하고 병원을 차지할까봐 걱정을 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인들은 홍콩 여권이 아이들에게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모든 부모는 자기 아이들이 가장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 자라기를 바란다. 그런 면에서 홍콩은 최적의 장소다"라고 리우는 말한다.
새로 시행된 법은 택시 기사인 그녀의 남편이 홍콩 영주권자임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그 반대로 리우가 만일 홍콩 영주권자이고 그 남편이 아니었다면 이 법은 적용되지 않았을 것이다.
"제가 임신 한 후 홍콩에서의 출산 요금이 올랐습니다. 지금 37살인 제가 이번에 애를 낳지 않는다면 앞으론 기회가 없을 것입니다."라고 리우는 얘기하였다.
병원비를 높게 책정해 본토의 많은 임산부들이 국경을 넘는 것을 막기는 하였지만 본토 임산부들이 더 큰 모험을 하도록 만들었다.
리우는 병원에서 출산 시 US$5000에 대한 지불증거를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알려준 방법을 고려중에 있었다. 양수가 터지고 응급실에 실려 간 후, 자신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받아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한편, 2001년 중국 부모사이에서 태어난 중국 소년에게 거주권을 주도록 판결한 재판 결과 이후 변화가 일기 시작했고 2003년 SARS로 인해 홍콩의 관광 사업이 무너진 것이 변환점이 되었다. 북경이 먼저 홍콩으로의 여행 조건을 완화하여 홍콩의 경제를 살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당국은 구찌 가방과 롤렉스 시계를 사기 위해 넘어오는 여행자들 틈에 끼어 같이 넘어오는 임산부들에 대해서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것이다.
중국 임산부들은 단지 훌륭한 의료 시스템뿐만 아니라 출산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 국경을 넘은 것이다. 중국 내의 출산 제안 정책은 출산이 가까워진 시기의 낙태나 강요된 피임 등의 수많은 이야기를 낳았다.
홍콩 남자와 결혼한 중국 여자들에게도 같은 법이 적용된다. 홍콩의 부동산 업자인 베니 마크는 중국 본토 여자와 결혼을 했는데, 둘째 아이가 생겼을 때 의사가 낙태를 권유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은 홍콩에는 효력이 없다. 현재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고, 많은 지도자들은 한 가정 당 3명의 아이들을 가지도록 권장하고 있다. 매년 홍콩에서 태어나는 중국 본토 아기들의 수는 1990년대의 수백 명에서 작년 10개월간에 무려 20,000까지 뛰어 올랐다. 이는 6백9십만의 시민들이 사는 홍콩에서 태어난 아기들 수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아들선호사상이 있는 중국 사회이다 보니 잘사는 중국인들이나 못사는 중국인들이나 모두 남자 아이를 더 갖기를 원하고, 이를 위한 관광 사업도 더불어 발전하게 되었다.
교통수단에서부터 병원 입원 및 서류 작성까지 포함한 여행 상품을 파는 여행사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몇몇 여행사들은 돈이 없는 임산부들을 위해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국경 감시관들을 피해 입국하는 상품도 제공한다.
많은 사립병원들이 부자 중국인들 덕에 많은 이익을 보기도 했지만, 공립 병원들은 공짜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고 전했다. 홍콩 현지 임산부들은 지난해부터 산부인과에 넘쳐나는 인파로 인해 의사와 약속 잡기가 너무 어렵다고 호소하며 길거리로 나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몇몇 임산부들은 태아 검진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것이 슈퍼마켓에서 줄 서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침대도 부족한데다, 어떤 산모들은 복도의 간이침대에서 자며 모유를 먹여야 할 정도로 불편했다"고 2월에 출산한 홍콩인 엘라 라우는 전했다.
홍콩당국은 병원비를 높이고 국경의 경계를 강화하며 홍콩 원정출산을 꿈꾸는 대륙산모에 맞서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눈으로 임신 시기를 가늠하며, 요금을 내지 않은 임산부는 돌려보냈다. 그러나 사립병원비 보다 더 비싼 병원비를 지불한 임산부들은 이러한 세밀한 조사가 홍콩 같은 국제적인 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인권침해라고 말하고 있다.
홍콩입국 시 8개월 된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이었던 이란나씨는 "마약 밀매범과 창녀들이 있는 특별 방에 저를 집어넣었어요. 아주 불편했지요. 제가 홍콩 사람이 아니기에 돈은 기꺼이 더 내겠지만 우리를 더 인격적으로 대해줘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했다.
몇몇 산모들은 병원 로비나 병원 앞 길에서 출산을 하고, 또 몇몇은 아예 집에서 출산을 하거나 병원 오는 길에 출산 한 후, 병원엔 단지 탯줄을 끊으러만 오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이런 임산부들은 의료 기록이 없거나 홍콩 사람에겐 공짜이나 중국 사람은 US$100을 내야하는 태아 검진조차도 받은 적이 없다. 이는 HIV 양성인 환자나 쌍둥이 임신 등의 특수한 경우에 간호사들이 제대로 준비를 할 수 없게 만든다.
홍콩정부의 새 정책은 증가 추세에 있는 중국 여자들과 결혼하는 홍콩 남자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부동산업자인 마크는 "이는 너무 불공평합니다. 난 홍콩 영주권자인데다가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세금을 내고 있는데 왜 돈을 더 내야 합니까?"라며 불만을 토로하였다. 5월에 그의 아내와 2살 된 딸을 홍콩으로 데려오려 했을 때, 약 한 시간가량 붙잡혀 심문을 받아야만 했다. 그들의 결혼이 진짜인지 확인하기 위해 둘을 떼어놓고는 그의 아내에게 집은 렌트인지 아닌지 지갑에 얼마나 돈이 있는지 등의 사적인 질문들을 했다.
모든 의료 기록을 제출 했음에도 국경 경찰은 그의 아내가 5개월 반 이상 임신 중이라고 주장하였고 3개월짜리 비자대신 14일 여행 비자를 내주었다.
마크에 의하면 그의 아내는 또한 위법 가능성이 있는 사람으로 분류가 되어 있어서, 이후에 다시 들어오려면 더욱 자세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제 그들은 큰 곤경에 처하고 말았다. 둘째 아이가 중국 본토에서 태어난다면, 법에 의해 임신이 불법이 되고 합법적인 신분이 아니기에 여권도 받을 수가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마크가 살고 있는 홍콩에서 가족들이 같이 만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를 포기할까도 생각했습니다만, 단지 US$5,000이 없다는 이유로 그런 짓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현재 계획은 자궁 수축이 일어날 때에 국경으로 달려가 국경 감시자들에게 자비를 구할 예정이다.
"국경 감시자들과 흥정을 열심히 해야겠지요. 그러나 어떠한 일이 있어도 우리 아기는 홍콩에서 태어나게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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