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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의 좌충우돌 시골생활기- 24편(벽난로 완성)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7-09-06 16: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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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88호, 9월7일]   요즘은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스텐레스 가격이 엄청 비싸지만 15년 전만 하더라도 그렇게 비싼 자재는 아니었습..
[제188호, 9월7일]

  요즘은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스텐레스 가격이 엄청 비싸지만 15년 전만 하더라도 그렇게 비싼 자재는 아니었습니다.  일단 여러 가지 형태를 참고하여 도면을 그리고 그 도면에 의해 제작에 착수하였습니다.  혹 벽난로를 만들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참고용으로 도면을 개인적으로 보내드릴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레이저가공이 보편화되어 기계 제작이 얼마나 편리한지 모릅니다.  예전에는 스텐레스 판재를 가공할 때 불규칙한 제품은 스텐레스 판에 모양을 그린 후 여유를 조금 남기고 드릴로 계속 구멍을 뚫어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 냈는데 지금은 캐드 도면만 있으면 어떤 형태든 상관없이 간단하고 더 이상 가공이 필요 없을 정도의 정밀도로 제품을 완성시킵니다.  거기다 절단된 소재를 가지고 여러 가지 모양으로 절곡하는 설비도 디지털로 무장하고 있어서 원하는 모양과 공차로 얼마든지 제작이 가능합니다.

  혹 스피커 스탠드나 기타 철판이나 스텐레스 판 재료를 이용하여 자작을 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은 이 레이저 가공을 활용하시면 손쉽게 어떤 형태의 제품이라도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소개해 드립니다.   게다가 레이저가공 업체가 엄청나게 많이 생겨 경쟁이 심한 관계로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합니다.

  벽난로 도면을 가지고 재료를 산출하여 설계업무를 맡아서 처리해주는 업체에 벽난로 제작을 슬그머니 의뢰하니 사장님 말씀이 "이런 것은 우리 회사가 알아서 만들어 줄 테니 구 선생은 신경 쓰지 말고 도면작업이나 잘 해 주시오" 그렇다고 처음부터 "예~" 하면 안 되니까 몇 번 사양하는 척 하다가 "사장님, 그러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면 사장님은 "공장장! 이리 와 보시오!" 이렇게 하여 제가 설계한 벽난로 제작에 착수하게 되었습니다.

  벽난로를 거실 바닥에 바로 놓으면 안 되니까 벽난로를 설치할 받침대와 벽으로 열기가 가지 못하도록 벽체와 난로 사이에 놓을 방화벽체를 나무로 만들고 난로와 맞닿는 부분은 스텐레스 판으로 마감을 했습니다.  사장님은 고맙게도 차까지 빌려 주셔서 완성된 벽난로를 싣고 집으로 왔습니다.

  벽난로를 내려놓고 스텐레스로 만든 연통을 구입하러 미리 알아 둔 근처 공장으로 가서 차를 주차시키고 공장으로 들어가니 한 눈에 공장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어서 물었습니다.  "저기요... 뭐 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뭡니까?"  "스텐으로 만든 스파이럴 파이프 좀 사려고 왔는대요?"  "어느... 회사에서 왔소?"  "아닙니다.  이 근처에 살고 있는 사람인데 벽난로 만드는데 좀 쓸까 하구요... 6인치는 없습니까? 그리고 6인치 엘보우 2개와 T 1개도 있어야 하는데..."

  보기에는 촌놈처럼 어벙하게 보이지만 그런 모습과는 달리 처음부터 사용하는 용어가 기술자들에게 익숙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부드럽게 대답합니다.  "우리가 여기서 공장 시작하고 개인이 물건을 사러 온 것은 처음인데... 계산서 발행해야 합니까?"  "아닙니다.  계산서 필요 없습니다"  "그럼 조금 기다려보시오... 그리고 이 근처에 살고 있는 분이라서 싸게 드리는 겁니다”

  그렇게 하여 필요한 길이의 스텐레스 스파이럴 6인치 파이프와 연통 끝에 부착할 T, 연통이 꺾이는 부분에 연결한 엘보우를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하였고 오는 길에 철물점에 들러 은박 마감재를 구입해 왔습니다.

  물론 연통이 통과할 벽 부분은 지난주에 미리 구멍을 만들어놓고 연통이 통과하고 난 뒤 벽체와 연통사이에 생긴 공간을 막을 스텐레스 마감판도 준비해 두었습니다.

  마침내 벽난로를 조립하여 설치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먼저 설계도대로 받침대를 놓고 그 위에 벽난로를 놓았습니다.  줄자를 가지고 위치를 측정하면서 벽난로를 놓았는데 이유는 연통으로 사용할 스파이럴 파이프의 위치가 잘 맞아야 엘보우가 제대로 조립되기 때문이고 벽에 뚫어놓은 구멍과도 일치해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연통과 엘보우를 연결하고 연통을 밖으로 뽑아낸 뒤 다시 엘보우로 연결한 후 지붕보다 2m높게 연통을 올리고 마지막에 T자를 조립한 후 지붕 옆판과 연통을 스텐레스 철사로 튼튼하게 묶었습니다.  은박 마감재로 연결된 부위를 깨끗이 바른 뒤 연통 설치를 끝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온과 내화를 위해 화덕안의 벽에 황토를 이용하여 적 벽돌을 쌓았습니다.  설치가 끝난 후 식구들이 보는 가운데 준비한 나무로 불을 붙였습니다.

  처음에는 화덕이 열을 받지 않아서 불이 잘 붙지 않았지만 여러 번 시도 끝에 드디어 불이 붙기 시작하였고 저는 밖으로 나가 연통에서 연기가 잘 빠져 나가는지 감상하고 있는데 마침내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성공이다!

  왜냐하면 벽난로를 만드신 여러 사람들이 연기가 집안에서 빠져나가지 않아 벽난로 설치에 실패를 했다는 기사를 많이 보았기 때문에 연통으로 연기가 얼마나 잘 빠지느냐가 벽난로 설치의 성패를 의미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여 모든 부분이 100% 스텐레스로 만들어져서 수명이 영원한 벽난로가 완성되었습니다.  참고로 태풍 매미가 왔을 때 집 뒤에 있던 3톤짜리 물탱크는 날아가 버렸지만 벽난로를 비롯하여 연통은 아무런 피해가 없었답니다.

  벽난로를 사용해보니까 좋기는 좋은데 번거로운 부분도 많았습니다.  우선 장작을 준비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습니다.  벽난로의 화로 크기 때문에 나무를 일정한 크기로 잘라서 준비하는 일, 타고 남은 재를 받는 서랍을 밖으로 가지고 나가서 재를 비우는 일,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은 산으로 불똥이 튈까 걱정이 되어 난로에 불을 피우지 못했는데 몇 차례 지나고 보니 괜찮은 것 같아서 나중에는 이판사판 무조건 피웠습니다.


<글 : 구행복 9happy0508@hanmail.net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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