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호, 12월 21일]

  이렇게 시작된 시골생활이 벌써 17년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만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일과 장기간 농사일로 인하여 생긴 아내의 팔꿈치와 어깨 통증치료를 위해 작년부터 도시의 아파트에서 임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다시 시골집으로 돌아가야 할지 아니면 영영 시골의 삶을 포기해야 할 것인가 갈등하고 있는데 아내가 건강해지면 시골집으로 돌아 갈 가능성이 많지만 회복이 느리면 당분간 이러한 방랑자의 삶을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 부부가 이렇듯 어느 한쪽으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이렇게 갈등하고 있는 이유는 시골생활이 비록 불편하기 짝이 없고 힘든 노동이 필요하지만 자연이 주는 혜택은 그 모든 어려움을 덮어 줄만큼 넉넉하고 크기 때문이고 17년간 이러한 혜택을 입고 살아 온 저희 부부에게 그 혜택은 언제나 그립기 때문입니다.

  제 직업은 기계설계이며 2004년에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현재까지 프리랜서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초창기 고정된 형태의 제도판을 이용하여 설계하는 것을 시작으로 조금 발전된 DRAFT 제도판으로 설계를 하다가 시대의 흐름을 거역할 수 없어서 10여 년 전부터 컴퓨터로 기계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기적으로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내년부터 3D로 설계를 하기 위해 현재는 이 분야의 공부와 일을 병행하여 해 나가고 있습니다.  대기업이나 전문생산 기업에는 대부분 3D 설계가 보편화되어 있으나 중소기업은 아직 미비하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새로운 일을 만들어 나가고 싶은 것입니다.

<b>   시골에서의 성공적인 자녀교육<b>

  이렇게 저희 가족이 시골로 이사를 와서 살면서 아들은 시골중학교와 근처 시내에 있는 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카투사를 거쳐 현재 금융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제가 지금부터 여러분들에게 소개해 드리고자 하는 내용은 아들이 시골에 살면서 경험했던 학습에 관한 내용입니다.

  한 학년이 2학급으로 전체 6학급에 전교생 300여 명되는 자그마한 시골중학교를 거쳐 시내에 있는 고등학교를 마치는 동안 과외는 전혀 받지 않았고 대입을 위한 재수도 하지 않았지만 아들은 열심히 노력하여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기를 소망하는 대학에 진학하였고, 외국여행이라고는 5일간 일본을 다녀온 것이 전부였지만 카투사를 거치면서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망하는 영어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였습니다.

  원어민 수준은 아니지만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두 곳의 회사를 거쳐 직장생활 시작한 지 1년 4개월이 지난 현재 대리급에 적지 않은 연봉을 받고 일하고 있으며 자본 자유화법이 통과되어 큰 변화가 예상되는 금융시장에 대비하여 개인적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요즘 모 TV방송에서 공부를 잘 하고 싶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전문가들이 그 원인을 분석하고 학생에게 알맞은 학습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공부 잘하고 싶어 하는 것이 대부분 학생들의 소망이지만 그렇게 되기에 현실은 너무 힘든 것 같습니다.

  거기다 정부의 교육 개혁정책에 따라 입시제도 변화가 심할 뿐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따른 사회적인 변화도 심하기 때문에 공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시대 흐름을 잘 파악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은 중요한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예를 들자면 최근 법이 통과 된 로스쿨에 관한 법조 분야의 변화입니다. 법대와 로스쿨을 놓고 보자면 어느 쪽이 좋은지 우리 같은 서민들이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이미 법과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나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 법과대학에 진학하여 법조인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문제는 일상에서 보통 사람들에게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사소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이 문제가 자신의 일생이 걸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보통사람들과 달리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고 새로운 제도에 자신을 어떻게 적응해 나가야 하고 어느 제도에 도전할 것인지 각자 처한 환경에 따라 선택을 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게 된 것 같습니다.

  법과가 있는 대학도 마찬가지인데 제한된 조건 때문에 모든 대학에 로스쿨을 설치할 수 없으므로 여기서 탈락된 대학은 법과를 어떻게 운영해 나가야 할 지 머지않은 장래에 법조 분야의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b>   취업전선에 가장 큰 복병...이민 2세들</b>

  거기다 치열한 국내경쟁을 피하고 영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등학교부터 시작되는 어린 학생들의 외국유학문제는 얼마나 심각합니까?

  물론 유학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은 학생들도 많지만 아직 자아가 성숙되지 못한 상태에서 남들 따라 준비 없이 외국으로 몰려가는 어린 유학생 문제는 세월이 흐른 뒤 두고두고 많은 문제를 일으키리라는 것은 지난 과거를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 아들이 직장을 옮기기 위해 국내 유수기업들과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로서 국내 취업전선에 국내 출신 젊은 지원자들의 가장 큰 복병으로 등장한 집단이 있는데 그들은 바로 이민 2세들입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에서 지급하는 임금도 이제는 세계적인 수준을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기업에 입사하기를 원하는 이민 2세들이 많습니다.

  글로벌화 되어가는 기업들의 업무와 인적 구성은 영어가 거의 필수적인 언어로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군복무 의무가 없는 그들은 국내 젊은이들이 군 복무하는 2년간 직장에서 경력을 쌓은 후 유창한 영어를 내세워 국내 일자리에 도전하고 있어 영어에 서툰 국내 지원자들에게 이민 2세들은 너무나 벅찬 경쟁자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실제로 제 아들은 인터뷰 과정에서 대부분 이 부류의 사람들과 경쟁하였지만 그들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세월의 변화에 따라 예상하지 못했던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요즘 부모로서 우리의 자녀들을 위해 선택해야 하는 일이 어느 것이 옳은지 지혜로운 답을 얻기가 정말 어려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글 : 구행복 9happy0508@hanmail.net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