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02호, 12월 21일]
춥지도 않고, 눈도 없지만 축제 분위기로 들썩이는 홍콩의 겨울. 거리는 온통 크리스..
[제202호, 12월 21일]
춥지도 않고, 눈도 없지만 축제 분위기로 들썩이는 홍콩의 겨울. 거리는 온통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으로 반짝이고,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손에는 가족, 연인, 친구들을 위한 쇼핑백이 가득하다. 종교와 상관없이 하나의 축제가 된 크리스마스! 두툼한 코트와 털모자는 필요 없지만, 축제 분위기만은 가득한 홍콩의 거리로 나아가 보자!

"쇼핑의 천국. 홍콩"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매 시즌 새로운 이벤트와 디스플레이를 준비하는 홍콩의 쇼핑몰과 샵들. 11월 말부터 모든 샵들이 독특하고 개성 있는 크리스마스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며, 사람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재밌는 아이디어와 세련된 디자인의 디스플레이를 구경하는 것도 홍콩을 여행하는 즐거움이 되겠다. 윈도우 쇼핑만으로도 이미, 마음은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으로 유명한 하버시티 오션 터미널. 올해도 커다란 규모와 화려함으로 홍콩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작년 크리스마스에는 골드와 실버 컬러를 이용한 순록들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었는데, 올해에는 보라색 컬러를 메인으로 수많은 별들이 머리 위로 가득해 마치 하늘에서 은하수가 쏟아진 것 같다. 크리스탈 느낌으로 만든 대형 눈사람은 고급스러우면서도 귀엽다. 해가 지고, 수많은 별들에 불이 들어오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사진 찍기에 바쁘다.
그렇다고 너무 많은 인파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안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나름대로의 포토라인이 형성되어 있어 사진 찍는데 커다란 불편은 없다. 특히, 홍콩인들은 다른 사람들이 사진을 찍을 때, 통행을 잠시 멈춰 준다거나 비켜 주는 등 배려해 주는 편이라 이런 복잡한 곳에서도 어느 정도 무언의 질서가 작용하니, 즐거운 추억을 남겨 보도록 하자.

홍콩 야경의 핵심이라 불리우는 연인의 거리와 스타의 거리로 접어 들면, 대롱대롱 매달린 귀여운 별들과 소원을 적어 거는 앙증맞은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의 데코레이션이 길 한편에 마련되어 있다. 카오롱 반도에서 바라보는 홍콩섬의 야경 역시 크리스마스 옷으로 갈아 입고,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 계속되는 안개 때문에 뿌연 시야가 조금 안타깝지만, 매년 달라지는 문구와 디자인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작년, 산타 타운으로 많은 홍콩인들과 관광객의 사랑을 받았던 Central의 Statue Square는 올해 "Light of the World"(14 Dec 2007 - 1 Jan 2008)라는 컨셉으로 크리스마스 행사를 진행한다. 마침 찾아간 날이 오픈 첫날이라 크리스마스 캐럴 합창과 신나는 댄스, 밴드 공연 등 다양한 부대 행사들이 진행되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가 관객이 되어 즐겁게 관람하는 자리가 되었다. 나 역시 발걸음을 멈추고 흥겨운 캐럴을 따라 부르며 크리스마스 기분에 젖어 보았다. 모던한 형태의 반짝이는 대형 트리가 센트럴의 유명한 건축물들을 배경으로 서 있어 세련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홍콩에서 맞이하는 크리스마스는 겨울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아 조금 아쉬운 느낌이 없지 않다. 하지만, 거리를 돌아 다니다 보면 어느새 그런 마음은 금방 사라져 버린다. 아름다운 장식과 다양한 이벤트, 술렁거리는 거리는 흥겨움과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혹은 친구와 함께 보내는 홍콩의 크리스마스! 모두들 멋진 크리스마스 되시길. 聖誕節快樂!
<글 : 박진경(luna1011@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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