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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로버츠, 대본 읽고 직접 전화… 기절할 뻔"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8-02-14 16: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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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09호, 2월 15일] 베를린 영화제에서 주목받는 데니스 리 감독 인터뷰 어머니 잃은 아픔을 영화로… '밑져야 본전' 출연 제의에 할리우드 스타..
[제209호, 2월 15일]

베를린 영화제에서 주목받는 데니스 리 감독 인터뷰
어머니 잃은 아픔을 영화로…
'밑져야 본전' 출연 제의에 할리우드 스타들 줄줄이 수락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유명해졌다"는 영국 시인 바이런(Byron)의 말을, 재미교포 2세 영화감독 데니스 리(38)는 독일 베를린에서 실감하고 있다. 할리우드 톱스타 줄리아 로버츠를 캐스팅해 화제가 됐던 그의 장편 데뷔작 '정원의 반딧불이(Fireflies In The Garden)'가 10일 밤 10시 30분(현지시각) 베를린영화제 주 상영관인 '팔라스트'에서 상영됐다.

  신인의 작품을 세계 3대 영화제의 메인 섹션에 초청한 것만도 놀라운데, 상영 시각까지 모든 영화사가 선망하는 일요일 황금시간대에 배정됐다. 1600석이나 되는 초대형 극장이지만 표는 사흘 전에 동났다. 세계 각국 기자들의 인터뷰 신청이 몰려 10일과 11일은 아예 대부분의 일정을 비웠다. 지난 9일 숙소인 아들론 호텔에서 겨우 짬을 내 만난 그의 첫마디는 "긴장된다(I'm nervous)"였다.

   로버츠뿐만 아니라 윌렘 데포, 라이언 레이놀즈, 에밀리 왓슨, 캐리 앤 모스 등 할리우드 A급 스타들을 한꺼번에 모아놓은 놀라운 캐스팅. 배우들은 데니스 리 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에 반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데니스 리는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줄리아 로버츠만의 영화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영화"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2006년 12월 31일 밤에 받았던 줄리아 로버츠의 전화 이야기를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눈을 반짝였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대본을 보냈던 줄리아 로버츠로부터 늦은 밤 응낙 전화가 왔다. "데니스, 다만 내가 세 번째 아이를 가졌어요.  영화 속 내 캐릭터를 아이를 가진 엄마로 바꿔 줄 수는 없나요? 공식적으로는 새해 첫 날 발표할 거니까 다른 사람들한테는 비밀입니다."

  그는 "기절하는 줄 알았다(I'm stunned)"는 비유로 그때의 기쁨을 표현했다.  줄리아 로버츠는 만삭의 몸으로 이 영화를 찍었고, 작년 6월 셋째 아이를 출산했다.  그는 "줄리아는 배우로서뿐 아니라 엄마로서 위대한 인간"이라면서 "갓난아이를 두고 며칠씩 집을 비울 수 없다며 미안해했다"고 했다.

  데니스 리는 시카고대 정치학과를 졸업했지만 스물아홉 나이에 뉴욕 컬럼비아 대학원에 진학해 영화연출로 전공을 바꿨다.  알려진 대로 그의 외삼촌은 소설가 최인호. "아무래도 작가의 피를 물려받은 모양"이라고 묻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예기치 못한 비극을 맞은 가족의 사랑을 그린 이번 영화에 담긴 개인적 아픔을 어렵사리 털어놨다. 8년 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떠나 보낸 뒤 그는 유난히 그 고통에서 빠져 나오기 힘들었다고 했다.  극중 어머니(줄리아 로버츠)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마침내 영화 감독이 된 아들이 하늘의 어머니께 띄워 보내는 사모곡이기도 하다.  그는   "인생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자식에 대한 부모님의 사랑밖에 없는 것 같다"면서 "돌아가신 어머니께 이 영화를 바친다"고 했다.  그의 눈이 촉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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