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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오케스트라 "클래식 명곡이 소음이라니… "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8-04-24 16: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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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19호, 4월 25일]   유럽 유수 오케스트라들이 소음 공해 논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럽연합(EU)..
[제219호, 4월 25일]

  유럽 유수 오케스트라들이 소음 공해 논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내놓은 '근로자의 소음  피해 보호' 규정에 따라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이 귀마개를 하고 연습할 지경에 놓여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EU의 소음 피해 보호 규정은 산업 현장 근로자들이 지나친 소음에 노출돼 청력을 상실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05년 말 제정된 것.

  하지만 클래식 음악이 곡에 따라 콘크리트 벽을 뚫는 드릴 소리(97.4㏈)에 육박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주자들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그 적용 대상이 연주장 사업장으로 확대됐다.

  독일 바바리안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최근 작곡가 드로르 파일러의 협주곡 '비상계엄'을 무대에 올리면서 딱 한 차례만 연습했다.  EU 근로감독관이 곡의 소음을 측정한 뒤 "귀마개 없이는 연습할 수 없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영국 로열 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는 연주곡마다 소음 논란이 불거지자 맥이 빠진 단원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앨런 가너 악장은 "연주자한테 귀마개를 꽂는 일은 카레이서에게 눈을 가리고 자동차 경주를 하라는 것과 똑같은 발상"이라고 흥분했다.  영국 국립 오페라 전속 오케스트라는 아예 관악기와 타악기 파트 뒤쪽에 방음벽을 설치해 EU 소음 기준에 맞추기까지 했다.

  스위스에서는 베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알반 베르크 오페라 '보체크' 공연에서 큰 해프닝이 벌어졌다.  관객들이 "악단 단원들이 너무 좁은 공간에서 소음 지옥에 시달리고 있다"고 불평하자, 지휘자가 연주 시작 10분 만에 무대를 박차고 나가버린 것이다.  프랑스와 독일 영국 등지의 유명 오케스트라들은 최근 1년치 공연 계획 재검토에 착수했다.  공연 레퍼토리에서 구스타프 말러 같은 작곡가의 '시끄러운' 곡을 빼는 대신, 조용한 곡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신문은 "악단 연주자들은 자신이 연주하는 클래식  명곡들이 록 음악처럼 사람들의 청력을 해치는 소음으로 여겨지는 데 대해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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