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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도 길었던 서울 유학기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8-04-24 19: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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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19호, 4월 25일]   저는 홍콩에서 한국말을 공부한 지 4년쯤 되는 짐호영 어거스틴입니다.  한국어 실력을 높..
[제219호, 4월 25일]

  저는 홍콩에서 한국말을 공부한 지 4년쯤 되는 짐호영 어거스틴입니다.  한국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3월에 서울에 가서 3주간의 한국어 단기 과정을 밟았습니다.   한국에는 겨우 3주동안만 체류했지만 소중한 경험을 많이 하여 결코 짧지만은 않은 기간이었고, 평생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시간으로 남을 것입니다.

  저는 성균관대학교의 한국어 과정을 등록하고, 성대 근처 대학로에 있는 고시원에서 지냈습니다.  수업은 매일 아침 9시에서 시작되어 오후 1기까지 이어졌습니다.

  우리 반에는 11명 학생들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저와 뉴질랜드 학생을 제외한 모든 학생은 일본인이었습  니다.

  같은 반에서 함께 공부하는 동안 우리는 국적을 잊어버리고 무조건 한국말로 이야기를 하면서 열심히 한국어를 배웠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어뿐 아니라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었고, 나아가 일본이나 뉴질랜드의 문화에도 관심을 기울일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도 무척 친절하셨는데 특히 복잡한 문법을 자세히 참을성 있게 가르쳐주셨지요.  

  한국 음악을 소개하는 음악반에서 한국 유행가를 듣고, 요즘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원더걸스'의 '텔미' 춤까지 배웠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방과 후 우리 반 친구들 몇 명은 선생님과 함께 '점프'라는 연극 보고, 맛있는 닭갈비를 먹으며 재미있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한국어 단기과정을 밟는 동안 다른나라 친구들도 만날 수 있었고, 게다가 깊은 우정까지 쌓게 되었습니다.

  교실 밖에서의 생활도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지요.  홍콩에서 사귄 한국 친구를 서울에서 다시 만났는데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친구 덕분에 서울에서 유명하고 맛있는 한국음식을 많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울에 있는 친구가 저를 지산스키장에 데려갔었는데, 스키를 타 본 적이 없어서 처음에는 자꾸 넘어지는 바람에 몸이 꽤나 아팠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친구가 잘 가르쳐서 주어서 스노보드까지 섭렵하며 스키장에서 정말 즐거운 하루를 보냈지요.

  저는 특히 서울과 한국의 역사를 더 깊게 알고 싶어 서울 여기저기를 많이 다니며 구경했습니다.  특히 서울역사박물관을 비롯한 전쟁기념관, 경찰 박물관, 신문 박물관, 청계천 문화관 등 여러 곳의 박물관을 찾아다녔습니다.  

  그중 특이할 만한 것은 3월 1일을 맞은 3.1절날,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 가서 3.1절 행사를 참석했다는 것입니다.

  서대문형무소에서는 많이 사람들이 모여 태극기로 물결을 이루며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는데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라크 침공을 반대하는 시위에도 참석했습니다.  먼저 서울역 앞에서 반전 밴드 공연을 한 후 전쟁반대 선언으로 이어졌고, 이후 시위 참가자들은 광화문역 근처에 있는 청계천광장까지 약 한 시간을 걸으며 전쟁을 반대하는 구호를 목이 터져라 외쳤습니다.

  이러한 몇 가지 사건들을 통해 저는 한국의 집회 문화가 홍콩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한국 학생들의 평화를 위한 열망은 홍콩 학생들보다 더 뜨거웠고,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무척 관심이 많아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홍콩에서 서울의 물가가 높다는 소식은 신문을 통해 많이 보아왔지만 서울에서 직접 느낀 물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 음식값이 홍콩보다 정말 비싸서 한 끼 한 끼 사먹는데 살이 떨렸습니다.

  즐거운 시간은 언제나 화살처럼 빨리 지나갑니다.  서울에서 지내는 동안의 경험들은 홍콩 사람에게는 꽤나 신기하고 소중한 추억입니다.  

  예를 들면 고시원에서의 생활, 그곳에서 사는 대학생들과의 문화교류, 반정쟁 집회 등 모든 일들이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여러분, 한국에 꼭 한번 가서 한국말을 배우고 한국을 배워보세요.  한국을 더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

<짐호영 editoraugustinus@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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