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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화랑의 현대미술 이야기 - 김지애 개인전 <꿈결 같은 시간>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8-06-05 17: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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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24호, 6월 6일] 빛을 보기 위해 눈이 있고, 소리를 듣기 위해 귀가 있듯이, 너희들은 시간을 느끼기 위해 가슴을 갖고 있단다. 가슴으로 느끼지 않..
[제224호, 6월 6일]

빛을 보기 위해 눈이 있고, 소리를 듣기 위해 귀가 있듯이, 너희들은 시간을 느끼기 위해 가슴을 갖고 있단다. 가슴으로 느끼지 않는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리지. 장님에게는 무지개의 고운 빛깔이 보이지 않고, 귀머거리에게는 아름다운 새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과 같지.
- 미하엘 엔데, <모모>



  누구나 하루에 24시간을 갖는다.  당신의 어제 하루는 어떠하셨는지.

  어떤 이는 그 하루를 한 시간처럼 짧게 기억할 정도로 지나면 묻혀 잊혀질 그저 그런 날로 지냈으리라.  그런가 하면 다른 이는 어제 하루를 마치 한 해처럼 기억할만큼 묵직한 시간으로 지냈으리라.

  폴 리쾨르의 언어를 빌어서 이야기하자면, 어제의 24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물리적이고 공적인 시간이다.

  온 세상이 약속한 시,분,초의 단위로 잴 수 있는 시간.
한편 우리가 기억하는 마음의 시간은 지극히 개인적이어서 그것을 측정할 수 있는 다차원의 단위는 없다.

  마음의 시간에는 순간과 영원이 공존한다.  순간은 달력과 시계의 경계를 넘고, 기억과 함께 녹아 현재의 나에게 달려들기도 한다.  오래되다 못해 아득한 일들과 감정들이 난데없이 회상되어 영원과도 같은 감동의 선물을 안겨주는 것은 항상 순간에 일어나므로.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서'에 나오는 주인공이 홍차에 적신 마들렌느 과자를 한 입 베어무는 순간 까닭없이 말할 수 없는 희열을 느끼고 그의 내부에서 영원과도 같은 기쁨이 차올랐던 것과 같이 말이다.  과거에 그가 콩브레에서 보낸 시절의 기억들이 순식간에 통합적으로 회상되는 순간, 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긴 여행을 떠난다.

  순간과 영원은 일견 모순되지만, 개인의    기억에서는 얼마든지 섞일 수 있다.
  창조주는 누구에게나 하루에 24시간을 주었으나 마음의 시간은 영원을 넘나드나니, 김지애의 그림은 영원의 순간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2차원의 정지된 화면을 보지만 어느새 그들이 우리를 아득한 다른 곳으로 데려가려는 힘에 유혹되고 만다.

  여기 보이는 곳이 아닌 다른 그 곳이 어디지?

  이제 어디로 가는 거야? 질문하게 만드는 움직이는 그림이다.

  신화갤러리가 여는 김지애의 첫 홍콩 개인전에서, 우리의 마음이 살아온 시간에 또 한번 영원의 점이 찍히기를 기대한다.


<작가소개>

  '꿈결 같은 시간 (DREAM IN A MOMENT)으로 11번째 개인전을 여는 작가 김지애는 1971년생으로 홍익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서울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작가이다.

  김지애의 작품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자유로운 '번짐'이 주는 몽롱한 여운인데, 이는 이질적인 재료간의 결합으로부터 출발한다.  캔버스에 잉크로 드로잉을 한 후, 한지를 덧입혀 번짐이 주는 효과를 극대화하는 기법은 몽환적인 모티브와 결합하여 독특한 조형미를 창출해낸다.

전시기간    : 2008년 6월 11일 - 7월 8일
전 시 명     : 꿈결 같은 시간 (DREAM IN A MOMENT)
기     획     : 신화 갤러리 디렉터  신성원
장     소     : 신화 갤러리  G/F 32 Aberdeen St. Central. Hong Kong
문     의     : Tel. 2803 7960 / www.shinhwagallery.com

* 위클리홍콩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6-0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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