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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주의 교환학생 Diary - '한국에는 있으나 홍콩에는 없는 것'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8-06-05 18: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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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24호, 6월 6일]   깔끔하고 깨끗한 환경, 허기진 배를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음식을 파는 점포, 여름엔 서늘하고 겨울엔 따뜻한..
[제224호, 6월 6일]

  깔끔하고 깨끗한 환경, 허기진 배를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음식을 파는 점포, 여름엔 서늘하고 겨울엔 따뜻한 공간, 새벽 한시까지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곳. 비단 홍콩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국민들의 폭발적 사랑을 받는 곳..

  이 모든 사항을 만족하는 이곳은 과연 어디일까? 바로 '지하철역'이다.  이렇듯 홍콩과 한국의 지하철역은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다른 점이 두 가지 있다.

  어느 날 이었다.  친구와 약속이 있던 나는 그날도 어김없이 지하철을 이용해 약속 장소로 가고 있었다.  한참을 가고 있는데 창가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식사 후 나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 문득 떠올랐다.
  '어떻게 하지? 얼굴은 깔끔한가? 치아는 깨끗한가?'

  지하철을 가득 매운 사람들 사이에서 거울을 꺼내들고 상태를 점검하자니 친구 앞에서 깔끔치 못한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오히려 그게 더 창피하고.. 그렇다고 그냥 친구를 만나자니 혹시라도 깔끔치 못한 모습 일까봐 그것 역시도 싫고... 약속장소인 코즈웨이베이 역에 가까워질수록 신경이 곤두섰다.
확인하고 가면 되겠네!'

  내가 생각해 낸 방안은 '지하철역 내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역을 샅샅이 뒤져도 화장실이 없는 것이다.  결국 매표소에 가 물어보니 역 안에는 공중 화장실이 없다고 근처 쇼핑센터로 가라고 한다.  

  한국 지하철역에는 공중 화장실이 있어 화장실을 이용하는 이 외에 본인의 상태를 점검하는 이, 화장을 고치는 이들로 가득하다.  한국의 지하철역과 시설과 분위기가 비슷해 홍콩 역시 그럴 것이라 생각했던 나는 그 날 한국의 지하철역이 조금 더 나음을 느꼈고, 그날 이후 지하철을 타기 전엔 꼭 근처의 화장실을 미리 이용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한편, 한국 지하철역에는 있으나 홍콩 MTR역에는 없는 또 다른 한 가지는 무엇일까?
  바로 '음식반입'이다.  한국의 지하철역은 음식 반입이 허용된다.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노선으로 이동하는 공간 사이사이에는 델리만주나 와플, 떡 등을 파는 점포들이 즐비해 있다.  하지만 홍콩은 음료를 포함한 모든 음식의 반입을 금지한다.  '먹지 마세요'라고 단순히 권고하는 것이 아니라 법으로 아예 제정해 지하철역 안에서 음식을 먹을 경우 최소 500달러 최대 2000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볼살새의 홍콩라이프를 통해 이미 알려졌듯, 이를 몰랐던 우리는 Tart & Pie 가게의 빵을 맛있게 먹다 어디선가 쏜살같이 나타난 MTR 직원에 의해 벌금을 낼 뻔 했고, 당시 얼굴색이 변하는 것을 경험했던지라 그 이후론 역 안에서 절대 음식물을 먹지 않는다.  

  그런데 신기한 건 홍콩사람 대부분이 정말로 이를 지킨다는 것이다.  물론 지키라고 만든 법규이니 지키는 것이 당연하긴 하지만 하지 말라 그러면 더 하고 싶은 게 사람 심리인데, 그리고 막 구운 빵 냄새가 역 전체에 그렇게 진동하는데 어떻게 사기만 하고 안 먹을 수 있을까 의아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랬다.  아마도 내 생각엔 음식물을 꺼냈다하면 어디선가 후다닥 나타나는 역 직원들의 철통같은 경비가 '음식물 반입금지 정착' 에 있어 가장 큰 공헌을 한 듯싶다.


<글 : 조현주 (-amicca-@hanmail.net)>

* 필자는 한국 단국대학교 언론홍보학과 4학년으로 2007년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어 자매학교인 홍콩주해대학교에서 공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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