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26호, 6월 20일]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뜻을 지지하는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미국 쇠고기 산업의 실제 상황을 다룬 영화 ..
[제226호, 6월 20일]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뜻을 지지하는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미국 쇠고기 산업의 실제 상황을 다룬 영화 '패스트푸드 네이션'(수입 배급 판씨네마) 출연을 자청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그 중에서도 브루스 윌리스의 경우는 남다른 사연이 있어 더욱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오래 전부터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과 함께 작업하기를 소망해왔던 브루스 윌리스는 '패스트푸드 네이션' 제작 소식을 듣고 단번에 출연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명실상부한 할리우드 톱스타인 브루스가 만약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게 되면 할리우드 배우조합에 명시돼 있는 출연료 기준 등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정들이 너무 많아 난감했다. 이에 따라 브루스가 선택한 방법은 아예 크레딧에서 이름이 빠지는 것.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브루스 윌리스 정도의 스타 배우라면 설사 주연이 아니라 할지라도 크레딧 앞부분에 이름이 실리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는 그 영광을 뒤로 하고 과감히 크레딧에서 본인의 이름을 빼는 방법을 선택했다.
크레딧에서 이름이 빠지는 일도 불사하고 출연한 브루스는 영화 속에서 미키스의 초창기 직원 해리 역을 맡아 거대 패스트푸드 체인 미키스와 그들의 도축공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미키스의 인기 햄버거 '빅원'에 상상도 못할 오염물질이 들어갔다는 소문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해리를 만난 미키스의 영업부 이사 돈 앤더슨(그렉 키니어 분)은 도대체 문제가 뭐냐고 당당히 되묻는 해리의 태도에 할 말을 잃는다. 이렇게 비위생적인 생산과정을 적나라하게 알고 있었는데도 문제의식을 가지거나 비판을 제기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해리의 모습은 돈 앤더슨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모든 것이 살균처리 돼야 한다고 믿는 미국인들을 "겁쟁이"로 표현하는 해리의 자신만만한 표정에서 익숙함을 느꼈다고 한다.
'패스트푸드 네이션'은 오는 7월10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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