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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 마리 하니고바 리 설치전 PASSAGE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8-08-14 12: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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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33호, 8월15일]   누군가 초등학교때 본 최고의 영화가 무엇이냐고 필자에게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백투더퓨처'라고 답할 것이다..
[제233호, 8월15일]

  누군가 초등학교때 본 최고의 영화가 무엇이냐고 필자에게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백투더퓨처'라고 답할 것이다.

  80년대 후반 최고의 헐리우드 히트작이었던 이 영화는 당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허나 당시 최고의 이 오락영화가 단순한 어린이 영화만은 아니었다.  사이언스픽션, 코미디 그리고 로맨스가 적절히 섞여있어 어른들이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었다.

  주인공 마티가 엉뚱한 천재 과학자 브라운 박사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날아가고, 고등학생 신분의 부모님을 만나며, 마티의 아빠를 데이트하기 전의 엄마가 마티에게 관심을 가진 상황에서 반드시 엄마 아빠가 사랑에 빠지도록 만들어야만 하는 임무를 멋지게 해내는 이야기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거쳐야 하는 관문 혹은 가야 하는 길'의 모티브가 있다.

  백마탄 왕자가 입맞춤을 하지 않았더라면 깨어나지 않았을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백설공주의 이야기.

  사랑스런 처녀의 입맞춤을 받지 않았더라면 언제까지나 개구리로 남아있었을 왕자의 이야기.

  마티의 엄마가 아빠와 데이트를 하지 않았더라면 마티를 포함한 삼남매가 세상에 나올 수도 없었을 터, 엄마와 아빠가 다른 방해 없이 무사히 사랑에 빠지도록 만든 후에 간신히  타임머신을 타고 현재로 돌아오는 마티의 이야기 역시 어떤 결말에 이르기 위해서는 꼭 거쳐야할 사건들이 있다고 말한다.

운명론자들은 a를 하지 않았더라면 b가 없었을 것이라는 이런 식의 생각을 마뜩찮아 하겠지만, 그들조차 인생이 하나의 길이라는 것과, 그 길의 어디에서 걷고 있던지 끊임없이 크고 작은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 또한 그 길을 다 가기 전에는 목적지의 풍경을 볼 수 없으며, 그 길을 걸어오는 동안 내렸던 크고 작은 결정들이 무슨 의미를 가졌는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동의할 것이다.

  체코출신 예술가 '마리 하니고바 리'는 설치전 'Passage'를 통해 인생이라는 길을 걸어가는 우리 삶의 모습을 조명한다.  블라인드에 복합매체로 작업하는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모티브는 '유의미한 한 땀 한 땀'이다.

  체코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유학하고 홍콩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변화의 과정들이 전시에 녹아져있다.  '길'이라는 뜻과  함께   '과정의 진전, 추이의 변화'라는 의미를 함께 가진 타이틀 'Passage'가 설명해주듯이, 이번 전시는 그녀가 고민하는 과정으로서의 삶의 모습을 여러 모양으로 해석하고 있다.

  청사진 없이 인생에 던져진 인간이, 눈앞에 펼쳐진 근시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과정의 연속을 통해서만 그 청사진을 완성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오히려 위로를 주는 듯 하다.  블라인드에 복합매체를 이용해 구성된 작품들은 삶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을 가득 담고 있으니.

  관객들을 그녀와의 소통으로 초대하는 마리 하니고바 리의 전시는 8월 13일부터 9월 9일까지 신화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 전시기간 : 2008년 8월 13일 ~9월 9일
◆ 작 가 명 : 마리 하니고바 리 (Marie Hannigova Lee)
◆ 기     획 : 신화 갤러리 디렉터 Christie YUENSHIN
◆ 장    소 : 신화 갤러리 (G/F 32 Aberdeen St. Central, HK)
◆ 초대일시 : 2008년 8월 13일 6:30pm
◆ 문    의 : +852-2803-7960 / info@shinhwagallery.com



* 자료제공 신화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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