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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프로 골프레슨 - 9. 골프가 힘든 이유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8-09-11 10: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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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37호, 9월12일]
골프가 노력과 순발력을 요한다고는 하지만 골프보다 수십 배 더 큰 노력과 순발력을 요하는 운동도 많다. 그런데 필자는 왜 골프가 더 힘들까 하는 생각을 오래 전에 했었다.

모든 운동이 동적인 상태에서(움직이는 공) 시작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바운드 된 공을 친다.
그러나 골프는 일단 정적(가만있는 상태에서)인 상태에서 출발한다. 그러고 보면 정지상태에서 시작하는 운동이 몇 가지되는데 사격, 양궁, 골프 등이 좋은 예다. 그래서 더 집중력과 정신력이 요구되는 운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종류의 운 동중에도 골프는 사격과 양궁에 비해 온몸을 이용해 공을 물리적인 힘으로 쳐내야 하는 운동이기에 더욱더 힘든 것 같다.

또한 탁구나 농구는 상대방이 있는 운동인데 비하여 골프는 상대방이 없다. 또 탁구나 농구는 보낸 공을 바운드 시켜서 받거나 공중에 떠서 있던 공을 쳐 보내는 것이지만 골프는 잔디위에 정지해 있는 공을 쳐야 하는 것이다. 또한 탁구는 라켓 한개만 있으면 되고 테니스도 라켓 한개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골프는 14개의 클럽을 다룰 줄 알아야 되고 스윙은 똑같다고 하지만 각각 클럽마다 고유의 히팅 방법 또한 틀린 것만은 사실이다. 순발력이나 순간순간에 잠재적인 운동신경으로 공을 쳐야 하는 운동에 비하여 골프는 장고의 고심 끝에 공을 어떻게 쳐야 하는지 고심해야 한다.

공을 높게 칠 것인가 아니면 펀치 샷으로 낮게 칠 것인가 그냥 직선으로 공략을 해야 할까 아니면 우회로 돌아가야 하나. 이 홀은 수비 쪽으로 가야 할까 아니면 공격적인 방법으로 해야 할까 생각할 것이 2천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농구의 경우 100평도 안되는 한정된 공간에서 변화무쌍한 형태로 수비와 공격을 한다. 하지만 아무리 변화무쌍하다 한들 좁은 공간에서 어느 한정된 그리고 반복되는 공격-수비패턴 그리고 슛을 하는 장소도 한정 되어있다.

하지만 골프는 3십만 평이라는 넓은 대자연에서 비, 바람 등과 같이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바둑의 고수들조차도 평생 똑 같은 바둑을 둘 수 없다고 한다. 그 손바닥만 한 바둑판도 그럴진대 대자연속에서 골프를 평생 처도 똑같은 상황을 연출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헤아릴 수 없는 많은 환경적인 요소를 계산해 넣고 14개의 클럽을 고루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점 등에서 골프는 확실히 어려운 운동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다른 운동에 비해 경제적인 비용 또한 부담이 되는 것도 문제이며, 또 타 운동에 비해 최소한 4시간은 투자해야 하는 운동이다보니 어렵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모든 이유를 제쳐놓고라도 나는 골프가 힘든 것은 신체적인 기술도 요구하지만 타 운동에 비해 마인드를 더 요구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3-4년이 지나가면 아마추어나 프로들이나 기술적인 면에서는 대동소이 하지 않을까! 단지 세월이 흘러가면 갈수록 더욱 차이가 나는 것은 마인드면 에서 현저하게 차이를 보이는 것이 골프인 것 같다.

우즈는 세계에서 가장 장타를 치는 선수도 아니고 퍼팅의 달인도 아니다. 그렇다고 스윙의 폼이나 메커니즘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석도 아니다. 우즈는 왜 승리하는가, 에 대하여 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다른 골퍼에 반하여 우즈의 마인드는 훨씬 강했다고 한다. 그리고 우즈의 열정은 누구 에게 뒤떨어지지 않았다 고한다. 그것은 신체적인 기술면에서 이긴 것이 아니라 마인드 면에서 이긴 것이다.

골프에는 '시합 전에 패배'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이미 시합을 하지 않았는데도 졌다는 말로, 물리적인 눈에 보이는 면에서 진 것이 아니라 이미 정신력에서 졌다는 말이다. 이 정신적인 면을 누가 잘 컨트롤 하는가에 승패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골프에서 기술이 10% 이라면 마인드가 90% 라고 하는 말도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스키에 빠져 있을 때의 일이다. 초보를 조금 지나니 자신감도 생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양지 최정상에 올라간 적이 있다. 올라갔긴 갔는데 정상에서 아래쪽을 쳐다보는 순간 다리가 떨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조차 몰랐다. 스키를 벗고 안면몰수하고 옆으로 미끄러져 내려가느냐 아니면 용기를 가지고 타고 내려가느냐 그런 기로에 서있었다. 그러나 남자가 걸어갈 순 없다. 내려가자 라고 생각하고 스키를 한발 내 딛는 순간 넘어지면서 한없이 구른다.

한참을 이리 저리 굴러간 후에 이제는 미끄러져 내려간다. 입으로 귀로 온통 눈이 들어온다. 내 스스로 어찌 할 수 없는 무능력한 상태 중력의 힘에 맡기고 내려가는 내 모습이 한심했다. 멈출 수도 없었고 내가 해야 할일이란 인내심을 가지고 내 몸이 정지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 경험을 한 후 스키에 더 열심히 했고 용평 실버 코스 까지 탈수 있는 중상급 실력이 되었다.

다시 양지를 찾았다. 최정상 코스에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보는 순간 속으로 웃음이 났다. 그 깎아 지는듯한 절벽 무서워 버들버들 떨었던 그때 상황은 온데간데없고 너무 시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평평한 아이들 미끄럼틀처럼 보였다. 그 순간 나는 참으로 소중한 것을 알았다.

양지의 슬로프는 그대로 이었다. 단지 변한 것은 내 마음속의 절벽이 평지로 변했던 것이다. 사물은 옛날 그대로다 하지만 나의 마음이 옛날과 달랐기에 그 절벽은 평지로 보인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것은 자기 마음에 있다는 말이 맞는다. 행복도 자기가 행복하다면 행복한 것이고 자기가 부자라고 생각하면 부자인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에 있다. 천국도 지옥도 마음에 있는 것이다.

아주 좁고 멀게 보이던 골프장이 내 마음이 달라지면서 넓고 짧게 보이는 것이다. 왼쪽에 흰색 오비 티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페어웨이 가운데 보내는 길안내 표시판으로 보일 것이며 오른쪽에 물은 나에게 그린에 공을 올리기 쉽게 올릴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앵글을 나타내는' 안내표시판 처럼 생각이 들 수도 있다는 말이다.

나는 아직 언더를 쳐보지 못했다. 내가 언더를 치지 못한 것은 기술적인 면이나 연습부족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내 마음이 흔들렸고 내 정신이 흔들렸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한타만 잘 쳐서 올렸어도 많은 언더를 쳤을 것이다. 그 한 타는 신체적 기술을 요하는 것이 아니었고 내 마인드를 요하는 것이 이었을 것이다.

마음이 흔들리면 샷이 흔들리고 샷이 흔들리면 소기에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것이다.

올해는 요가를 배워볼까 했었지만 시간관계상 뒤로 미루고, 그 대신 마인드 컨트럴에 관한 골프 책을 몇 권 사서 읽었다. 도움이 많이 되었다. 아직도 다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기 위해 내 마음속 저 한편에는 골프의 열정이 피어오르고 있다.

연습장을 이제 일주일에 2-3번씩은 빠지는 일도 있고 연습시간도 2시간을 넘지 않는다. 필드도 예전같이 자주 나가지 않지만 그나마 예전의 그 열정은 내 마음속깊이 뿌리내려 잠재해 있다.

싱글만 되면... 되면 했던 나였지만 이제 또 다른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오늘은 되겠지 되겠지 하면서 매 라운드 마다 기대를 해본다. 마치 소풍가는 어린 아이처럼.

담배 한대를 물어본다. 언제 내가 가보지 못한 세계의 기쁨과 성취감을 가져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골프 !너무 힘든 운동이다! 포기 하고 싶을 정도로 하지만 결코 포기 하고 싶지 않는 나만의 도전이요 내가 평생 골프를 하면서 풀어야 하는 수수께끼 같은 골프의 매력에 나는 항상 설래 이는 마음으로 샷을 다듬어 본다!!

골프레슨 & 칼럼
최프로 (852) 6143-9848


<'최프로의 골프레슨' 칼럼은 위클리홍콩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필자 약 력 -
토마스 최(Thomas Choi) 프로
94년 United States Golf Teachers Federation 입회
94년 TPGA 입회 / 아시안투어 참가
96년 e Golf Thai Golf Academy 설립
96년 Australia Hills GolfAcademy - 수석 instructor
02년 호주 뉴사우스 웨일즈Terrey Hills C.C - head Pro
03년 泰國 청소년 골프대표팀 수석 instructor
04년 투어프로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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