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칼럼에서는 와인의 스타일을 결정짓는 요소인 색깔과 탄산가스(스파클링)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두 가지 모두 와인을 선택할 때 잣대가 되는 기본적인 요소들이지요. 오늘은 와인의 성격을 결정하는 마지막 주자인 당도, 즉 단맛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합니다.
와인을 고르러 와인샵이나 마트의 와인코너 앞에서 조금이라도 시간을 보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스위트 와인이란 단어를 한번쯤은 접해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스와인이란 와인에 대해서도 많이들 들어 보셨겠지요. 아이스와인은 스위트와인의 한 종류이면서 고급 스위트와인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아주 달콤한 와인이랍니다. 당도가 높은 스위트 와인의 경우 종이컵에 꿀을 두 스푼이상 넣은 정도로 달콤한 맛을 냅니다. 물론 커피믹스정도의 당도만 가지고 있는 와인도 있지요. 또 식사와 함께 마시는 레드와인의 경우에는 단맛이 거의 없는 와인도 있습니다.
이처럼 다른 것은 배제하고 와인의 당도만을 놓고 보았을 때, 와인은 크게 두 가지 스타일로 나눠집니다. 식후에 달콤한 디저트나 치즈등과 환상의 궁합을 만들어내는 당도가 높은 스위트와인Sweet wine과, 이에 반해 당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식사와 함께 즐기기 좋은 드라이 와인Dry wine으로 나눌 수 있지요. (와인에서 드라이Dry라는 표현은 달지 않다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우리가 평상시 즐겨 마시는 레드와인은 드라이 와인에 속합니다. 물론 레드와인에서도 단맛이 조금씩 나기는 합니다만 그 당도가 스위트와인에 비하면 아주 적은 수치입니다. 스위트와인과 드라이와인을 나누는 큰 이유에는 그 스타일에 의해서 와인이 등장하는 시기가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위에 힌트를 준 것처럼 스위트와인은 디저트와인으로 달콤한 과일이나 케익과 함께 마십니다. 반면 스위트하지 않은 드라이와인은 디저트를 제외한 모든 경우에 적절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식사 전 아페리티프로도 훌륭하고 식사와 함께 곁들여도 멋진 궁합을 보여줄 것입니다.
와인샵이나 와인바에서 진열대또는 리스트를 살펴보면 드라이와인이 90%, 스위트와인이 10% 정도의 비율로, 드라이와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스위트와인은 따로 모아놓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만약 디저트와 함께할 달콤한 와인을 구입하고 싶다면 스위트와인 코너를 보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너무 스위트하지도 너무 드라이하지도 않은 와인을 찾는다면 당도가 중간정도인 세미드라이Semi-Dry라고 적혀있는 와인을 찾으시면 됩니다. 또 스파클링와인의 경우에는 달콤한 정도를 레이블에 적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여서 더 쉽습니다. 브뤼Brut는 드라이한, 드미섹Demi-sec은 당도가 조금 있는, 두Doux는 달콤한 와인을 뜻합니다.
다 같은 와인인데, 어떻게 이렇게 다양하게 단맛이 나는 것일까요? 혹시 꿀이나 설탕을 넣어서 단맛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하고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칼럼에서 알아봤듯이 와인에는 포도 외에는 다른 것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아주 쉽게 말씀드리자면 와인에서 나는 단맛이 다양한 이유는 와인을 만드는 양조자의 결심 때문입니다. 어떤 양조자는 스위트와인을 만들고 싶고, 어떤 양조자는 드라이와인이 마시고 싶어서 와인을 만듭니다. 이런 다른 목표를 가지고 고민하기 때문에 와인의 스타일은 달라집니다. 즉 양조방법의 차이가 와인의 당도를 다르게 하는 것이지요.
와인 양조자들이 고민한 끝에 알아낸 비밀은 다음시간에 알아보도록 하고, 오늘은 여기서 와인 잔을 비워야 할 것 같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힌트를 드리자면 그 비밀은 발효과학에 숨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소믈리에, Les Q 프렌치 와인샵 기획실장, 와인칼럼리스트 SAVINE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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