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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란방' 여명, "나는 장국영과 다르다"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9-04-08 11: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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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64호, 4월9일
나는 장국영과 다르다 20세기 초까지 살았던 전설의 경극 배우 매란방은 영웅에 가깝다. 매란방을 모티프로 <패왕별희>를 만들었던 첸카이거 감독은 자랑스러운 매란방의 실제 삶을 영화에 담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여명의 캐스팅은 의외였다. 주로 심지 굳은 남성적인 연기를 펼쳤던 그가 섬세한 몸짓의 무대 언어를 사랑하는 경극 배우로 변해야만 했다. 장국영의 완벽한 경극 연기가 영향을 미쳤을까?

"이런 말을 하면 안 믿을지 모르지만, 정말 <패왕별희>를 보지 않았다." 마치 비밀을 몰래 말하듯, 여명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소곤대며 대답한다. 90년대를 제패했던 '홍콩 4대 천왕' 중 한 명이건만 호젓한 풍채와 어울리지 않게(그는 66년생이다)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하다. 그러다가 돌연, 반듯한 대답을 하며 허를 찌른다."<패왕별희>와 <매란방>은 내용도 다르다. 장국영은 스토리 중심으로 연기했고 나는 실제 인물을 연기한 것이다. 그 영화가 나온 지 15년의 세월이 흘렀고 이제는 영화를 보는 세대가 다르다. 최근에 찍은 영화였다면 스트레스를 받았을 텐데 이미 고전 작품이라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경극 배우의 이면 1894년생인 매란방은 경극 배우 집안에서 태어나 열한 살부터 무대에 섰다. 어린 나이에 그는 전통적인 경극을 벗어나 현대 서양 연극 스타일을 섞은 현대식 경극을 창조했다. 경극 배우로서 처음으로 브로드웨이에 진출했고 스타니슬라브스키, 채플린과도 교류를 가졌다. 일본 침략 기간 중 일본군으로부터 공연 제의를 받았으나 경극 배우의 금기인 수염을 기르고 나타나 거절했다는 애국적인 일화도 있다.

<매란방>은 그가 사회 격변 속에서 오롯이 서는 무대의 뒷모습을 조명한다. 여명은 경극 연기를 준비했지만 더 집중한 것은 '인간으로서의 매란방'이었다고 말한다. "경극 배우인 매란방의 아들로부터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는 오랜 시간을 투자해 매란방의 모습을 알려줬다. 영화가 끝나고 그가 아버지와 똑같다고 말해줬을 때 정말 행복했다." 게다가 수백, 수천 명이 오가는 현장에서 전쟁에 나간 장군처럼 부하들을 관리하는 감독 덕분에 여명은 마음 놓고 배역에 빠져들 수 있었다.

성공적인 연예인의 삶 "나와 매란방의 닮은 점은 말띠라는 것?" 오랜 시간 가수와 배우로 활동한 중화권 톱스타 여명은 '천부적인 예술가' 매란방을 연기하며 '띠 동갑의 영광' 외에 몇 가지 교훈을 얻었다. "그는 새로운 경극을 보여준 뛰어난 사람이었다. 매란방의 헌신적인 공연이 없었다면 중국 음악이 존재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도 나와 똑같은 '인간'이었다. 실패할 때도 있었고 성공할 때도 있었다. 나는 매란방을 통해 성공과 실패에 대처하는 법을 배웠다."

그러나 여명에게 실패의 순간은 많지 않아 보인다. 캐스팅 논란을 딛고(매란방의 팬들은 여명을 반대했다) 개봉한 <매란방>은 중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우아한 서사극'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지금의 중국 젊은이들에겐 중국 역사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실제 매란방 박물관도 있어서 영화와 자료들을 연결해 볼 수도 있다." 역사에 대한 어른의 사려 깊은 책임감 때문인지, 우연히 여명의 다음 작품도 시대극이다. 진가신 감독이 제작하는 <다크 옥토버 Dark October>에서 그는 중국 혁명가 손중산(쑨원)의 경호원 역을 맡는다. 중국 영웅들이 반짝이는 스타의 삶에 깊은 윤기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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