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전문 정보사이트 '스탠다드 유학'을 만든 유학예비생 5명이 17일 서울 서소문공원에 모였다. 그들은 "우리가 유학을 준비하며 겪었던 시행착오 경험담을 꾸준히 게재해 후배들에게 가감없이 전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 "내 고등학교 성적, 과외활동(extra), 에세이 능력으로 미국의 어느 대학쯤 갈 수 있나."
한국대학이라면 부모님, 학교 담임선생님, 입시학원 원장님까지 이런 정보에 훤할 텐데. 아쉽게도 미국 대학의 경우는 학생들 대부분이 '대학에 관한 모든 비밀'이란 뜻의 미국 사이트 '컬리지 컨피덴셜(www.collegeconfidential.com)'에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유료 상담이다.
#2.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의 순간, 우리 실정에 맞는 맞춤형 유학정보를 얻을 순 없을까."
2006년 8월 UC 버클리 대학에 입학한 배민수(19.민사고 졸)군은 같은 고민을 겪었던 예비유학생들끼리 삼삼오오 모인 자리에서 이런 생각을 털어놨다. 올해 아이비리그 등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의 대학평가 랭킹 18위 대학까지 당당히 합격한 18명의 친구들이 모두 공감하기까지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국판 컬리지 컨피덴셜을 목표로 이달 초 오픈한 '스탠다드 유학(www.ivystandard.com)'사이트는 이렇게 생겨났다.
특목고를 중심으로 한 외국 학부유학반이 6년째 접어들고 있다. 내년 민사고의 유학반 학생은 100여 명을 넘는다. 그러나 유학을 돕는 전문 카운슬러는 전국에서 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희귀하다. 유학 정보가 터무니없이 부족해 "SAT(미국 수능)는 아예 만점을 받아야 한다"는 등 낭설에서 옥석을 구분해 내기도 쉽지 않다. 스탠다드 유학 사이트를 만든 주인공들을 만나 '유학'에 대한 얘길 들어봤다.
▨ 왜 만들었나
▶배민수=우리나라에서 유학생에 대한 시선은 대체로 곱지 않다. 돈이 많거나 엘리트 의식 때문에 가는 게 아니라 꿈과 이상 그리고 정당한 노력을 들인 평범한 유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현지에 가서도 저마다 어려움을 겪을 우리 사이의 의사소통 채널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조희진=막상 유학을 준비했을 때 가장 두려웠던 점은 공부가 아니라 과연 사회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학풍이나 커리큘럼이 내게 적합할까다. 이런 건 홈페이지를 뒤진다고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 목말랐던 정보들은 오히려 대학에 붙고 나서 유학생 선배들로부터 몰려왔다. 사이트의 취지는 이런 정보를 합격 후가 아닌 합격 전으로 당겨보자는 데 있다.
▶구원회=SAT2를 2주가량 남겼을 때 유학을 가기로 결정한 나는 그야말로 막막했다. 유학 사이트에 나와 있는 팁이란 게 고작, 많이 읽고 생각해보는 게 중요하다는 말뿐. 급한 마음에 3주간 토플을 준비해 우수 장학생 자격으로 미 일리노이 과학고에 다녀왔다. 그곳에서 한 달가량 있으면서 미국 카운슬러 및 여러 학생들과 의문나는 점을 함께 나눈 게 큰 도움이 됐다. 먼저 준비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때 구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 어떻게 운영하나
▶이승민=인문·국제관계·고고학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나는 학제간 연구(interdisciplinary)에 방점을 찍는 대학을 찾았다. 모든 학교의 홈페이지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홈페이지에서 수업계획표(syllabus)를 보면서 듀크대의 수업 편성 경향이 나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를 비롯해 18개 대학의 통신원들은 각 대학의 학풍과 수업 방식 등을 꾸준히 업데이트할 것이다.
▶조희진=컬럼비아·버지니아·듀크 등은 코어커리큘럼(전공필수)과목이 빡빡하다. 프린스턴은 작문 수업(writing seminar)으로 악명이 높긴 하지만 저명한 학자를 초청해 학생들과 대화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 준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런 정보는 실제 유학생에게만 얻을 수 있다.
▶박상우=정보원이 없다고 해서 유학원을 너무 믿으면 안된다.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자신이 일일이 챙기지 않으면 서류가 누락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체크리스트를 제공할 것이다.
▶구원회=입학률과 함께 제공되는 정보인 졸업률은 간과하기 쉽다. 대부분의 아이비 대학 졸업률은 90%를 넘는데, 시카고·칼텍·MIT·버클리 등 4대 학교는 70%가 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이승민=학점과 SAT, 그리고 과외활동을 적는 난에 자기소개서를 500단어 이내로 적을 기회가 있다. 이곳에는 되도록 충실하고 솔직해야 한다. 최근 한국 유학생의 입학률이 자꾸 떨어진다는 소문이 있던데 학교 측에서 학생들을 받아보니 상황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 이용방법은
8월 개원한 이 웹사이트는 학생.학부모 누구나 회원가입 후 이용할 수 있다. '왜 이 대학인가(WHY)', '이 대학 가려면(HOW TO)'에 관해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랭킹 기준 18위까지의 대학에서 한 명씩의 통신원이 한 달에 두세 차례 칼럼을 올릴 계획이다.
<출처 : 중앙일보 이원진 기자, jealivr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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