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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화랑의 현대미술 이야기] Movana Chen 개인전 - Travelling into My Bookshelf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9-10-02 11:53:10
  • 수정 2009-10-08 16: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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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88호, 10월2일
 


Movana Chen은 언어를 뜨개질하는 작가다.

그녀의 초기작업은 다양한 언어로 된 잡지의 종이를 가느다랗게 잘라내어, 그것을 재료로 직물과 같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었다. 쏟아지는 정보를 매달 따끈하게 담아내는 잡지는 대중문화의 상징이며, 유행의 도구이자 희생물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쉽게 사서 읽고 버리는 연약한 존재이니 말이다. 그러나 그녀를 통해 잡지는 퍼포먼스의 도구로, 조각품으로, 설치작업으로 승화 되었다. 중국어와 프랑스어가, 독일어와 한국어가 씨실과 날실로 서로를 감싸고 있는 희한한 모양의 직물이 주는 시각적 충격은 2008년 홍콩의 아트페어 'ART HK'에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게 된다.

2009년 10월 신화갤러리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프로젝트 'Travel Into My Bookshelf'를 위해 그녀는 지인들로부터 책을 기증받았다. 책을 이루는 한장 한장의 종이가 바로 그녀의 작품재료이다. 이는 잡지를 모아 그 형태를 무너뜨리고 재형성하는 방법으로 만들었던 이전의 'Body Container' 시리즈와는 다른 식으로의 접근이다. 잡지는 읽힌 후에 버려지는 문서를 대변하는 반면에, 책은 읽은 후에도 책장뿐 아니라 읽은 이의 기억 속에 어떤 식으로든 자리잡는 문서를 대변한다. 한번 읽힌 책은, 읽은 사람의 눈에는 표지만 가지고도 독서의 기억을 떠올리는 힘이 있다. 책장에 자리 잡은 후 세월이 지나 자연스레 생기는 그 특유의 냄새도 오래된 책이 주는 매력이다.

대학교재, 지도책, 소설, 만화책, 사전, 피아노악보집에 상관없이 모든 책들은 작가 Movana Chen에게 매우 소중하다. Movana Chen의 새 작업은 그녀의 지인들이 책에 가지고 있는 추억과의 특별한 소통이다. 책의 종이들은 작가의 손에 의해 생기가 씌워져 책으로서 가진 운명을 벗어나 '읽히는' 대상이 아니라 '감상되는' 작품으로 거듭난다.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어가 이상하리만큼 감미롭게 귀를 자극했던 기억이 있으신지? 그 느낌이 시각적으로 펼쳐지는 광경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전시안내
전시명: Travel Into My Bookshelf
주최: 신화갤러리 홍콩 (www.shinhwagallery.co.kr)
초대작가: Movana Chen
전시일정: 2009년 10월 8일 - 11월 12일
초대일시: 2009년 10월 8일 오후 6시 30분 신화갤러리
전시장소: 신화갤러리 G/F 32 Aberdeen St. Central
전시문의: 2803 7960 / info@shinhwa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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