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수많은 시민들이 홍콩, 선전, 광저우를 잇는 고속철도 예산안 심의가 열리는 입법회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날 범민주파는 고속철도 관련 44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으며 재무위원회는 결국 예산안 표결을 진행하지 못하고 이번주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 동안 다시 심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홍콩 운수주택국 에바 청(鄭汝樺) 국장은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한 데 대해 실망을 표시하면서도 입법회 의원들의 문제제기 권한과 책임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이번 주 표결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표결 연기로 고속철도 예산안 신청이 철회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범민주파는 고속철도 건설을 반대하는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며 정부가 건설을 강행할 경우 정부와 입법회 시민 모두가 모두 불행한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건설 찬성파 의원은 시민 대다수가 고속철도 건설을 찬성하고 있다며 반대파 인사의 여론전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입법회를 에워싸고 반대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은 예산안 표결이 또다시 연기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환호하며 다음 심의가 열리는 날에도 다시 시위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콩 입법회는 지난해 12월 18일 고속철도 예산안 관련 1차 심의를 열었으나 절차와 이익충돌 문제에 대한 범민주파의 문제제기로 표결을 하지 못했다.
지난 8일에는 6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에도 불구하고 오후 10시 45분으로 규정된 토론 제한 시간까지 결론을 내지 못해 표결을 진행하지 못했다.
고속철도가 건설되면 현재 2시간이 소요되는 홍콩~광저우 구간이 45분으로 단축되고 선전은 15분이면 도착한다. 또한 2013년 개통 예정인 광저우~베이징 고속철과 연결하여 홍콩~베이징이 10시간 생활권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에바 청 국장은 "66만 명에 이르는 홍콩 주민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중국 본토를 찾는다"며 "고속철 사업이 가능한 빨리 시작돼야 한다는 강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범민주파 의원들과 건설부지 주민을 비롯한 시위대는 "669억홍콩달러의 막대한 비용과 건설부지의 주민 이주 문제도 있다"며 반대의사를 강하게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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