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에 실시된 홍콩의 홍콩섬(香港島), 까우룽서(九龍西), 까우룽동(九龍東), 신계서(新界西), 신계동(新界東) 등 5개 선거구에 대한 보선 투표율이 예상과는 달리 17.1%로 저조하게 나타나 중국 반환 이후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투표율은 2008년 입법회 선거 투표율 45.29%보다 28.19% 낮고, 2007년 홍콩섬 보선 투표율 52.06%보다 35%나 급락한 기록이다.
홍콩 민주파는 2008년 입법회 선거에서 89만표를 얻었지만 이번 보선은 전체 투표인원이 57만 명에 불과해 공민당과 사민련 등 범민주파는 입지가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홍콩의 민주화를 지지하는 범민주파 정당인 사민련과 공민당 소속 의원 5명이 지난 1월 홍콩 정부가 내놓은 정치개혁안에 반발, 의원직을 집단 사퇴함에 따라 치러졌다.
홍콩 정부는 지난해 말 2012년부터 행정장관 선출에 참여하는 선거위원회 위원 규모를 현행 800명에서 1200명으로 늘리고 입법회 의원의 정수를 현행 60명에서 70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정치개혁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행정장관과 입법의원에 대한 직선제 도입 시기가 각각 이르면 2017년과 2020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밝혀져 민주파 의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사퇴한 야당 의원들은 직선제와 임명제를 절충하고 있는 현행 선거제를 2012년부터는 완전한 직선제를 바꾸어야 한다며 이를 공약으로 다시 심판을 받겠다며 나섰다. 보선에 출마한 앨런 레옹 전 의원(공민당) 등은 자신들이 다시 당선된다면 2012년 선거를 직선제로 치러야 한다는 시민들의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과는 사상 최악의 투표율로 나타났다.
중문대 정치행정학과 교수는 투표율이 예상보다도 훨씬 저조했다면서 공민당과 사민련이 2008년 입법회 선거에서 획득했던 유권자 표를 모두 끌어들이지 못한 것은 30만여 명의 범민주 지지자가 양당의 전략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일국양제(一國兩制) 연구센터 총재는 공민당과 사민련 양당이 민주당 등 온건파의 지지를 얻지 못해 투표율이 더 낮아졌다면서 양당이 이번에 확실히 건제파(建制派)가 선거에 참여할 것이라는 '계산 착오'를 나타냈지만 어찌 됐든 선거 결과가 나오면 보선에서 '승리'한 것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친중파인 민건련(民建聯)은 성명을 통해 "이번 투표는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이 대다수를 차지해 이번 선거는 무의미하며 예산 낭비였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한 뒤 공민당과 사민련이 이성을 되찾고 실질적이고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와 민의에 순응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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